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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Jul 25. 2022

가장 따뜻한 하얀색 | 국제연애

프랑스 일상

다시 사랑을 말할 수 있을까 싶을 때 네가 다가왔다. 사랑을 잊은 적이 없었고, 사랑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나에게 최면을 걸고 있었지.


3년 전, 파리의 피아노 콩쿠르 시상식에서  우리는 청중상을 공동으로 수상 했다. 어색한 기류 속에서 사진을 찍었고, 콩쿠르 시상식 이후로는  사실 딱히 이렇다 할만한 접점은 없었다. 그렇게 서로를 잊은 듯이 그들은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하루하루를 각자의 색으로 칠해나가고 있었던 무렵이었다.




어떻게 지내?”


대화를 걸어온 너 , 어언 3년 만이었다. 나는 교수님의 연주 넘순이(연주자의 악보를 넘겨주는 사람) 를 하기 위해  ‘리모주’라는 도시에 있었다. 우연이었을 까, 그도 곧 파리에서 시몬 래틀의 넘돌이를 한다고 했다. 역에서 피아노 치는 모습을 포스팅했는데, 그도 곧이어 액상프로방스 역에서 피아노 연주를 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이상하리 만치 비슷한 점이 많았다. 지난 3년간 대화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지만, 오랜 지연과 편안한 대화를 하듯 물 흐르듯 흘러갔다.


이후  파리로 돌아간 후 우리는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커피숍에 혼자 일찍  도착해 좋아하는 히비스커스 티를 시켜 구석에서 홀로 홀짝이다가, 이내 곧 도착한다는 말에 입구로 나섰다. 늦어서 미안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도수가 높아 보이는 안경사이로 비치는 눈빛이 참 순수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틀레 역에서 저녁을 먹을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한참을 둘러보았을까, 어디로 갈까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왕복 두 차례는 한 후에야 한 이태리 식당에 우리는 착석했다.


온화하고 다정한 미소에  파란 두 눈을 가진 그의 눈은  호기심과 열정으로  반짝거렸다. 우리는 한참 동안이나 피아노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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