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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Oct 07. 2024

Haru20_ 오늘의 의미

오늘을 살아가세요.

놀라운 부고를 받았다.

지인의 자녀였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였다.

어떤 죽음이든 쉽게 받아들여지는 죽음이 있을까마는….

20대의 젊은 청년이었고, 얼마 전까지 일상적인 소식을 전해 들었던 남의 자식에 대한 부고는 마음에 깊은 파문을 일으킨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아이를 보낸다는 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충격이다.


죽음에는 순서가 없고, 누구에게나 언제든 죽음이 찾아올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인생을 채 펴보지도 못하고 삶을 끝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안타까움의 정도가 더 크게 다가온다.

엄마의 입장에서 뱃속에 열 달을 담고, 낳아서, 한 해 한 해 시간을 쌓아가며 아이의 성장을 넘어 완성을 바라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

절대적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순간일 것이다.

슬픔을 넘어 지옥 같은 암흑과 후회의 시간들을 마주할 아이의 부모에게 어떤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싶다.

그저 선택하지 못한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기를, 남아 있는 사람들과 함께 오늘을 살고, 또 오늘을 살면서 당신들의 삶을 채워 이 힘든 시간들을 잘 이겨내시길 바라본다.  


원치는 않았지만 한 사람의 끝을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마음을 오늘에 두지 못하고, 과거나 미래에 두면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내며 살아간다.

후회와 불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내게 오늘이 없는데, 지나고 나서 ‘오늘’을 찾는다.

그야말로 실체 없는 신기루를 좇는 바보 같은 상황이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어느 시간에 있는 걸까… 시간여행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늘’ 안에 있는 행복을 ‘오늘’ 안에서 찾으면 되는 참 쉬운 방법을 왜 이렇게 외면하며 살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늘은 타인의 슬픔을 마주하고 얻은 귀한 깨달음을 잘 지켜내야겠다.


오늘을 살아가세요




“마음이 현재에 있어야 행복하다. 마음이 과거에 있으면 후회하고, 미래에 있으면 불안하다” -에크하르트 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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