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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딸그림아빠글 Jan 11. 2024

경솔한 짓을 선택했습니다

Strokes of Education


아침에 일어나서

전화기를 충전하기 전에

루틴대로 이메일을 확인했더니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조카 중에 한 명이

8월에 결혼을 한다는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출근준비를 먼저 하고

단체카톡방에 7시쯤

축하인사를 남겼습니다.


저녁 7시가 넘어서까지

함께 축하하고 있는지

당사자에게서 메시지가 왔는지 

중간중간 카톡방을 확인했습니다.


무슨 일인지

너무나 조용했고

내가 이메일을 잘못 본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시절보다는

저의 성격이 많이 유해졌지만

바른 소리 하는 것은

아쉽게도 변하지가 않았습니다.


저희 가정이

세 사람의 몸컨디션이 안 좋아서

몇 차례의 가족모임에

참석하지 못했었습니다.


웬만한 일이면

참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갱년기 증상이 이때 나타났습니다.


12시간을 기다렸으면

충분히 기다렸다 생각했기에

단체카톡방에 훅 올라오는 감정을

차분하게 글로 옮겼습니다.


와이프가 옆에서

MZ세대들이니 이해하라고

다른 식구들도 이유가 있을 테니

저보고 경솔한 짓하지 말라고 말렸습니다.


와이프한테는 밀리지만

고집하면 한 고집하는 저는

단체카톡방에 글을 올리는

경솔한 짓을 선택했습니다.


단체카톡방에 올린 내용이

많이 유치스러운 내용이었지만

나하나 경솔한 사람이 되어서

모두가 현명한 사람들이 되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30분 후에는 

단체카톡방에서 나가겠다는

마지막 문자를 올린 후에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5분 후에 나갔습니다.


그때부터 와이프의 카톡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며

마음씨 좋은 작은누나가 

저의 마음을 달래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당사자도 연락이 왔다고

이런저런 이유로 연락 못했다고

와이프가 옆에서 저한테 설명했습니다.


저는 와이프한테

나 지금 조용히 있고 싶다고

오는 메시지에 관심 없다고

더 이상 설명하지 말라고 얘기했습니다.


정상적이지 못한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면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절대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못합니다.


정상적이지 못한 일이 있을 때

MZ세대건 X세대건 무슨 세대건

정상적으로 그분들이 돌아오길 바란다면

누군가는 경솔한 짓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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