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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지갑과의 이별

지갑이 떠나다

by 딸그림아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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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sitive Affirmations


언제부터

나의 주머니 속에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나의 주머니 속에 있으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지냈습니다.


며칠 전에

나의 주머니 속에 있던 지갑을

점심식사를 했던 식당에서 분실했습니다.


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모르고 있다가

결제할 게 있어서 지갑을 찾았습니다.


내 생각엔

옷을 갈아입고 외출을 해야 해서

탁상 위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디 있니?

보여야 할 지갑이 탁상 위에도 없고

입고 나갔던 바지주머니에도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차에 떨어뜨리고 왔다고 생각돼서

부랴부랴 차 안을 확인했지만 없었습니다.


그때서야

지갑을 분실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점심식사를 했던 식당에 전화를 했습니다.


예상대로

식당 매니저는 분실된 지갑이 없다며

아주 친절하게 마음을 쓰리게 했습니다.


이대로는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차를 몰고 점심 식사를 했던 식당으로 갔습니다.


도착해서

주차장 바닥도 꼼꼼하게 확인해 보고

식당 매니저도 만나서 다시 확인을 했습니다.


이별인가?

지갑을 분실한 것이 처음이었지만

지갑이 나를 떠난 것 같아서 머리가 멍했습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지갑이 떠난 후에 발생하게 될

예상되는 모든 일들에 잘 대비를 해두었습니다.


예상 못한

갑작스러운 지갑과의 이별이었지만

함께 했던 지난날들을 생각하며 작별을 고했습니다.


생각하면

떠나간 지갑은 부족하지도 않게 넘치지도 않게

나의 마음이 평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준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떠나간 지갑을 잊어야 하기에

새롭게 준비한 지갑을 주머니 속에 넣었습니다.


새 지갑은

눈길주고 마음 주고 정성껏 간직할 테니

긴 세월을 이별 없이 다정하게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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