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결국 태어난 지 103일, 교정일 38일에 기관절개술을 했다
우리 아이는 결국 태어난 지 103일, 교정일 38일에 기관절개술을 했다.
2020년 12월 31일 둘째 봄봄이가 태어났다.
임신 30주 5일 만에 1602g으로 태어나버렸다.
중환자실에서 봄봄이를 보고 나온 후 집에 도착하니 저녁 9시쯤이었다. 너무 신경을 쓰고, 계속 울어서인지 그냥 자고 싶었다. 대충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꿈을 꿨다. 무슨꿈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너무 놀라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새벽 12시 10분쯤이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렇게 눈을 뜨고 난 뒤 5분정도 후 중환자실에서 전화가 왔다. 정신없이 전화를 받았다. 인턴이라고 했다. 봄봄이가 기관삽입을 해야해서 유선상으로 동의서를 받아야 할 것 같다 하였다.
- 아...결국 기관삽입을 하는군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침착했다. 인턴선생님도 내가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해서인지 놀란 눈치였다. 혹시 몰라 수혈 동의서도 받는다 하여 설명을 듣고 동의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자는 신랑에게 말했다.
- 오빠 봄봄이 기관삽입한데...
- 왜? 아까는 안해도 된다더니...가야돼?
- 안가도 되지 않을까 전화로 동의했어
- 괜찮아?
- 어여자...
이미 마음속으로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봄봄이는 더 나빠질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중병실 잡고 병실에서 기다리라는 의사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집으로 왔으니...
다시 잠을 청했다. 바로 누워 잤다. 새벽 2시쯤 다시 중환자실에서 전화가 왔다. 벨소리에 깜짝놀라서인지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왜...또...
- 어머니, 오셔야 할거 같아요...
- 무슨일 있나요?
- 기관삽관이 계속 안되서 응급으로 수술을 하게되었어요. 기관절개술이라고...
- 네?
- 지금 오셔서 동의서 작성하셔야 하고 지금 출발하시면 얼마나 걸리세요?
- 지금 바로 갈게요 30분 정도 걸려요.
손이 떨렸다. 뭘 해야하나, 옷부터 갈아입자, 아 신랑을 깨워야지, 아니지 첫째는 신랑이 봐야 하니 택시를 우선 불러야지...신랑을 깨워 얘기를 하고 택시를 타고 바로 갔다. 신랑은 자다가 놀라서 내가 횡설수설 얘기만 대충하고 나가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신랑도 같이 가고 싶어했지만 첫째를 봐야 하니...도착해서 다시 꼭 전화하라고...꼭 해야 한다고...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중환자실 전화를 받고 택시를 타고 도착할때까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4월 12일 새벽, 우리 봄봄이는 기관절개술을 하였다.
봄봄아...봄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