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보내며

by 작은영웅

2025년의 마지막 날이다. 올해도 참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알차게 채워 왔다. 뭔가를 열심히 해야만 제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어느 정도 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연말에 모여서 가족과 함께 연초에 세운 계획을 얼마큼 달성했는지 점검하고 다음 해의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 있다. 난 올해 다섯 가지 목표 중에 4개를 달성해서 일등이 되었다. 나머지 네 명의 가족이 5만 원씩 보내줬다.

이루지 못한 목표는 몸무게 앞자리 숫자 4로 바꾸기였는데 연말에 모임이 많다 보니, 쉽지 않았다. 50킬로그램에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아 포기했다. 어쨌든 네 가지 목표를 이룬 것만 봐도 나의 삶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내년 목표도 다섯 가지 새로 정했다. 먼저 책 130권 읽기이다. 올해 150권 읽기를 했는데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그래서 조금 줄이는 걸로 결정했다. 너무 많은 양의 책을 읽다 보니 질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다독에 치우치다 보니 소설책 위주로 읽게 되는 문제점도 있다. 나는 다독인 관계로 책 목록만 제시하고 남편과 아이들은 10권 남짓한 책을 목표로 정했기 때문에 정독을 하고 독서 기록을 자세히 하기로 했다.


두 번째는 자산 불리기이다. 올해는 번 돈을 열심히 저축하고 주식 시장도 나름 좋아서 목표 달성을 했기 때문에 내년 목표도 꽤 높게 잡았다. 자산 불리기는 내 노력만으로 가능한 건 아니고 어느 정도 경제 분위기가 좋아야 하지만 목표를 정하는 것은 마음을 다잡고 소비를 줄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높게 정했다.

이 자산 목표 정하기는 우리 가족 모두가 공통으로 하는 것인데 이것을 하다 보면 각자 재정 상태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게 되어서 좋다. 아이들도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알뜰하게 경제를 꾸려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세 번째는 건강과 관련한 것이다. 나는 올해 10킬로 마라톤 완주를 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봄, 가을 두 번 10킬로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으로 정했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주는 의미를 올해 뼈저리게 느꼈다.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이 목표를 뺄 수는 없다. 아울러 나와 둘째 아이는 몸무게 목표도 정했다. 나는 49킬로, 딸아이는 51킬로이다. 우리 둘은 거하게 먹던 아침 식사를 12월 31일까지만 하기로 했다.


네 번째는 영어 관련 목표들인데 다들 듀오링고로 정했다. 유료 전환은 모두 거부했다. 매일 조금씩 거르지 않고 하는 것으로 정했다. 나는 360일 연속 공부 달성하기이다. 이참에 남편도 듀오링고에 가입해서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매일 집에 와서 유튜브만 들여다보던 남편이 영어로 중얼거리게 되었다. 이 또한 즐거운 일이다.


마지막은 브런치에 글 50개 올리기이다. 올해 100개의 글을 올렸으나, 내년에는 양을 줄였다. 양보다 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떤 글을 쓸 것인지 아직 정하지 못했으나. 일주일에 한 편 정도의 글을 올려볼 생각이다. 힘들지 않게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는 즐거움을 조금씩 느껴가고 있으니 나의 글쓰기도 모름지기 그렇게 해볼 생각이다.


연초에 가족이 모여서 계획을 세우고 연말에 달성 정도를 점검하는 시간이 참 좋다. 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도 알게 된다.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것 같다. 게다가 부모로서 아이들에게서 소외되지 않고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느낌도 든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같은 목표를 세우고 함께 노력해 가는 과정이 진정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내년은 나에게 많은 면에서 달라지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일단 6개월간 집에 있기로 했던 둘째 아이가 약속 대로 1월 말에 집을 떠난다. 아이가 함께 한 6개월이 시간이 참 즐거웠고, 아쉬울만할 때 아이가 떠나서 나에게는 또 많은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이 시간들을 어떻게 써야 할지 벌써부터 설렌다.

게다가 6월에는 손녀딸이 태어나니, 가끔씩 아이의 재롱을 보러 딸 집에 방문할 예정이다.

가족에게도 시간과 마음을 쓰겠지만 조금 더 나에게 집중하고, 조금 더 나를 알아보고, 혼자서 보내는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져보려고 한다. 지금도 충분히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내년은 특히나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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