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하루, 내 프사에 상태 메시지다. 매일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선물처럼 소중하게 여기고 알차게 보내자는 의미로 붙인 것이다. 나는 과연 내게 주어진 하루를 선물같이 보내고 있는가. 매일 태양이 뜨고 매일 내게 선물이 주어진다는 것이 정말 벅차지 않은가.
아침에 대략 5시 반에 눈을 뜬다. 조금 더 누워 있고 싶지만 떨치고 일어나서 거실로 나온다.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고 노트북을 켠 후 요가 매트에 앉는다. 캄캄한 거실에서 노트북 불빛은 점멸한다. 20~30분 남짓 걸리는 요가 영상을 틀고 따라 한다. 어설프지만 약간의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따라 한다. 일주일 동안 같은 영상을 따라 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바꾼다. 약간 지겨워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같은 영상을 일주일 반복하면 조금씩 동작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진다.
차분한 음악 속에서 몸을 스트레칭하고 호흡을 가다듬다 보면 편안한 상태로 하루를 맞이하게 된다. 하루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거실의 불을 켜고 사과 하나를 깎아 접시에 담고 거실 책상으로 노트북을 옮긴 후 자리에 앉는다.
오늘의 글을 쓸 시간이다. 아직은 막연하지만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한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명 ‘글쓰기 100일 프로젝트’이다. 자리에 앉아 주제를 정하고 A4 한 장 이상의 글을 쓴다.
질보다 양으로 일단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터라 부담은 없다. 단지 아침마다 주제 선정에 약간 고민을 하는데 주제만 정해지면 막힘없이 글을 써내려 간다. 아마도 잘 써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오로지 분량만이 목적이라서 가능한 게 아닌가 싶다.
나의 꿈과 관련된 시간이라 이 시간에 엄청 공을 들인다. 생각이 잘 안 날 때면 사과를 먹는다. 약간의 당이 충전되면서 다시 손은 자판 위를 달린다. 후일 내가 작가가 된다면 ‘사과 속에 탄생한 글’ 정도의 제목을 달아도 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과제를 완료하고 나면 식탁에 앉는다. 아침 식사 시간이다. 매일 비슷한 아침을 먹는다. 아몬드 10개를 넣은 요구르트, 따뜻한 커피 한 잔, 다양한 빵 한 접시를 준비해서 자리에 앉는다. 식사를 하면서 영어 공부를 한다.
아침 식사에 단백질과 야채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만들기가 번거로워서 아직 시도는 하지 않고 있다. 방울토마토와 삶은 계란이라도 추가해 볼까 생각 중이다. 하지만 입맛 없는 아침에 먹어야 할 게 많으면 그것도 부담이라서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식사를 마치면 출근 준비를 한다.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
퇴근하고 집에 오면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필사를 시작한다. 영어 대화, 책을 읽다 밑줄 그은 구절들, 맘에 드는 작가의 글 필사 등을 하는데 그날 기분에 따라 길어지기도 하고 짧게 끝내기도 한다. 작가의 꿈을 꾸면서 여러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역시 유명 작가의 글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유명해진 감각적이고 산뜻한 글을 쓰는 젊은 작가들의 글을 읽다가 과거 유명했던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 무게감이 다르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글의 힘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럴 때 그들의 글을 필사해 본다.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담아서.
그런 다음 운동을 간다. 최근에 시작해서 두 달 동안 지속하고 있는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힘들지만 재미있다. 달리기를 하면서 내가 이런 신비한 느낌을 갖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매일매일 일분씩 뛰는 시간을 늘려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쨌든 목표는 10킬로 마라톤이기 때문에 뛰는 시간을 60분까지 늘려갈 생각이다. 현재 45분을 뛰고 있다.
뛸 때의 고통을 상쇄해 주는 도구로 오디오북을 듣는다. 달리기 할 때는 재미있는 스릴러 소설을 듣는다.
아무리 궁금해도 달릴 때만 듣기로 정했기 때문에 꾹 참고 다음날 달리기 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것도 달리기를 즐겁게 만드는 요인이라 여긴다.
궁금하면 달려라. 달리는 고통도 잊게 해 줄 재미있는 소설책을 찾아라. 이게 요즘 나의 모토이다.
저녁 9시가 넘으면 그날을 정리하는 일기를 쓴다. 세줄 일기 어플을 활용하는 데 그날 읽은 책, 영화, 간 곳, 본 것, 느낀 것, 감사할 것, 운동한 것 등을 내용으로 세 개의 일기를 쓴다. 사진도 같이 올리기 때문에 눈에 들어온 것들을 사진에 담으려고 늘 노력하게 된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면 하루가 끝나간다는 생각이 든다.
일찍 자면 일찍 눈이 떠지고 늦게 자면 늦게 눈이 떠진다. 그래서 일찍 잠들려고 무던히 노력하는데 그게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아마도 오후에 마시는 커피의 영향인 듯도 하다. 누워서 잠이 안 오면 내가 바라는 것들, 꿈꾸는 것들에 대해 상상한다. 그것만으로도 난 미소를 띤 채 잠이 들게 된다.
이렇게 나의 평범한 하루는 막을 내린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아침마다 기대감으로 눈을 뜨게 되는 것은 그 일상 속에 꿈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달라지는 나를 보는 기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