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읽은 소설책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 삼촌 밑에서 성장한 아이가 있다. 매사에 굼뜨고 어리숙한 삼촌은 아이에게 말한다.
네가 살다가 너를 힘들게 하거나 죽도록 미운 사람이 생기면 하늘을 향해 그 사람 이름 석 자만 외치라고
그러면 마음이 풀릴 것이라고.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면 마음이 풀리는 정도가 아니라
그 사람들은 뭔가 끔찍한 일을 만나 불구가 되거나 목숨까지 잃는다. 그걸 보며 아이는 하늘이 복수를 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삼촌은 킬러들의 우두머리였고, 삼촌이 부하들을 시켜서 아이의 복수를 대신해준 것이었다.
내게도 이런 삼촌이 있으면 좋겠다.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면 억울한 일이 한 둘이 아니다. 운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후회라는 감정을 멀리하라고 했지만 가끔 과거의 일이 떠올라 마음을 우울하게 할 때가 있다.
그때 그러지 않았으면, 그런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면서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들이 한 둘이 아니다.
내가 억울해하면 세상 착한 남편은
‘그 사람은 어디선가 꼭 벌을 받을 거야. 우리를 힘들게 한만큼 그 사람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거야.’하면서 나를 위로하곤 한다.
세월이 가면 분노의 마음도 조금씩 잊혀 가지만 과연 그 사람은 벌을 받고 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킬러 삼촌은 아닐지라도 나의 억울한 마음을 알아주고,
무조건 용서하라고 하지 않고,
나를 대신해 몰래 그 사람에게 복수해 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마음의 위로가 될 것 같다.
살면서 안 만났더라면 좋았을 사람을 많이 만난다.
그 사람이 주는 시련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굳건해진다면 전화위복이 되겠지만 대부분은 그 사람 때문에 좌절하고, 어려운 일을 겪게 되고,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잘 풀리지 않는 인생에 대해 억울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소설 속의 주인공이 부러웠다.
그럼 복수하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려 볼까.
마음 착한 신랑에게 연대 보증이니 뭐니 하는 것들에 잔뜩 도장 찍게 해서 집안 물건에 빨간딱지 붙게 한 사람들.
세상 물정 모르는 우리 부부를 꼬셔서 강원도 산골에 맹지를 사게 만든 사람.
다단계 사업을 하라고 신랑을 엄청 꼬셔서 나를 엄청 스트레스받게 한 사람들.
떠올려보니 경제적인 부분이 많다.
그들이 처음부터 사기를 칠 목적으로 접근하지만은 않았겠지만 결론적으로 그들은 우리 가족에게 경제적 손실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고통을 주고 있다.
나쁜 사람들이 잘 되는 세상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선량한 사람들이 복 받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고통을 준 사람들이 벌을 받고 불행한 삶을 산다고 해서 내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벌을 받으면 마음에 조금은 위로가 될 것 같다.
그래, 고소하군 이 정도 감정이라도 느껴보고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오히려 살아오면서 나에게 행운을 준 사람들을 떠올리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이로운 일이 아닐까.
이런 사람들은 복수하고 싶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
그들이 내게 베푼 선의가 아직 피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을 바꾸고, 나의 삶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면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지.
나 스스로 남에게 행운을 주는 사람이 된다면 그 삶이 얼마나 멋진 삶일까 생각해 본다.
분노의 마음을 일으키는 에너지를 나를 변화시키는 데 쓰고 나로 인해 주변인들이 달라지는 그런 삶을 산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그러면 저절로 주변에 나에게 행운과 기쁨을 주는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겠는가.
일단 우선은 나 자신이 남에게 좋은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이다.
그러려면 일단 열심히 공부하면서 나를 변화시키자.
나의 멋진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저절로 주변을 변화시키고 영향을 끼치면서 전파하는 사람이 되자.
그게 내가 바라는 삶이 아닌가 싶다.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행동하는 삶,
그 삶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달라지고 멋있어진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설레는 아침이다.
이미 지나버린 아쉬운 기억들일랑은 잊어버리고 앞만 보면서 천천히 꾸준하게 나의 길을 가보자.
가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한 그들에게 진정으로 복수하는 길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