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과 마주할 용기

저 깊은 곳 나의 핵심 감정과 만나다

by 샤인포레스트

왜 이렇게 가슴이 먹먹한지 모르겠다.

늦은 점심을 위한 토스트와 바나나 우유 하나를 들고 탁 트인 드넓은 바다를 찾았다.

탁 트인 선물같던 제주 바다


그래 그랬다.

나에게 핵심 감정은 수치심이었다.

누구에게도, 심지어 엄마에게는

더더욱 말하지도 못할 꺼내지도 못할 감정, 수치심.

부끄러웠다 내 삶이.


꽤나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세상 마음씨 고운 내가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과 만났다고 여겼다.


현실은 전혀 아니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랐고, 그렇게 나를 모른채로 뻥 뚫린 빈 구멍을 채워줄 사람을 찾았다.

내가 내 마음대로 그려놓았던 사람을 내 옆으로 끌어다 놓았던 것이다.


쓰라리고 아팠다.

누구보다 나를 알아주고 치유해줄 거라 믿었던 사람이 사실은 내 쓰라린 상처에 식초를 콸콸 붓고 있었다. 왜 나를 이렇게 아프게 하냐고. 나는 너무 힘들다고. 이제 다 내려놓고 싶다고. 당신이 뭔데 내 인생을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왜 다들 나만 힘들게 하는거냐고 멱살을 잡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괜찮은 척 살았다. 너무나 수치스러워서. 이렇게밖에 살고 있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워서.

알고보니 내 삶의 나의 장애물은 억울함도 아니고 욕망도 아니었다. 수치심이었다. 그 수치심을 오늘 드디어 대면했다. 내 안에 고이 고이 숨겨두었던 그 수치심이 오늘 드디어 나에게 인사를 건넨 것이다.


나는 ‘평온’을 원했다. 안과 밖의 평온. 경제적인 자유, 내면의 자유 둘다를 원했다. 항상 비어있고 타인에게 내어주어야만 했던 내 두 팔 안의 공간을 가득 가득 채워보고 싶었다.

“엄마, 나중에 돈 생기면 사줘.“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나는 그 작은 인형이 갖고 싶었다. 어쩌면 이 감정의 뿌리는 4-5살 어떤 시점부터 깊고 굵게 내 안에 뿌리내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항상 비어있었고, 무엇이 차면 다른 사람에게 주기 바빴다. 신기하게도 보너스가 생기거나 성과급을 받으면 위에서 누가 보고 있기라도 한듯, 톡하고 그 돈을 털어갔다. 아빠나 엄마나 동생이나 남편에게 줄 일이 생겼거나 차가 크게 고장이났거나…


심지어 어머니가 아이를 낳았다고 축하한다고 주셨다 소중한 백만원에 ‘와, 나 부자같다.’ 라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불안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로부터 딱 몇 시간 뒤 남편에게 줄 수 밖에 없는 사건이 터졌었다. 신기하게도. 나에게 부자가 된 것 같은 그 마음은 단 몇 시간밖에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알겠다. 그 모든 것은 내가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것을. 다른 누군가가 나를 힘들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리는 내 세상이 풍요와 편안을 나에게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것.

want카드 보드게임으로 알아본 나의 인생 시나리오


그럼 나는 이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1. 나에게 허락된 것 중 작은 것부터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것을 마음껏 누리는 것.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누리는 것.

2. 내 삶을 나 스스로 기대하는 것. 마치 내가 가지고 있는 문의 자물쇠를 끊어버리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듯이 나의 새로운 세상을 내가 기대하는 것.

3. 상상하는 것.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고 해보고 싶은 그 모든 것들을 마음껏 상상하고 나를 내맡기는 것. 설령 또 다시 수치심이란 장애물이 나에게 똑똑하고 노크를 하더라도 그래 왔어? 왔다 가~ 할 수 있게 나의 상상의 풍선을 다채롭게 마음껏 불어두는 것.


내가 나를 가장 소중하고 귀하게 대하는 것.

어디서 정말 많이 듣던 얘기라 식상하다고 생각하고 지나쳤을 이 문장이 올해 나에게 정말 큰 울림을 주고있다.


당신은 당신을 가장 소중하게

대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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