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잘하기 위해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할지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할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끓어오르면
그 일을 미친 듯이 한다거나
하루 종일 그 일에 대해 생각한다거나,
잠을 자기 전까지 관련된 무언가를 보곤 했습니다.
잘하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대개 그런 경우에는
금방 지치거나 실망하곤 했습니다.
노력의 양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
성장하는 속도는 그에 비해 한없이 더디게 느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실망의 마음이 켜켜이 쌓이고,
점점 동력을 잃고,
그렇게 서서히 노력의 양이 적어지고,
결국 없던 일이 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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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세상에 아주 드물게 있습니다.
미디어 세상에는 넘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서 천재란
아주 적은 수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천재를 동경하곤 합니다.
천재들이 했던 방법을 따라 하기도 하고,
천재들의 결과를 선망하기도 합니다.
나와 그 사이의 괴리와 차이.
그걸 받아들이기가 어찌나 힘든지,
나도 조금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만 더욱 뚜렷해지곤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동력을 잃습니다.
잘하고 싶어서, 도리어 동력을 잃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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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의 시간을 쌓아 보낸 저는
저에 대해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저는 그 어떤 영역에 있어서도
천재적인 부분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잘하는 부분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것이 압도적이거나 최고의 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언가 엉성한 면이 있고,
어딘가 부족한 면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잘하는 것들을 사실 잘한다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그래서 어디서도 잘한다 말하지 않는 편이기도 합니다.
이러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생각합니다.
그 무엇도 쉽게, 단번에 이룬 적이 없었으니까요.
늘 어렵고 늘 힘들고 늘 죽을힘을 다해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까 말까 했습니다.
쉽게 쉽게 그냥 그냥 얻어진 것이 세상에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런 것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이런 모양과 모습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성과를 내고 싶고, 잘하고 싶은데
그와 먼 자신의 모습을 마주 보기란 참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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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천재적이지 않다는 사실과
내가 잘하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과
잘하는 것 역시 대단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때때로 괴롭고 아픈 것임에 틀림없습니다만,
이제는 그것이 도리어 희망과도 같은 것이 되곤 합니다.
그 자체로 희망이 되지는 못하지만,
그러한 사실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가급적 객관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움직임과 마음이
이제 조금씩 생긴다는 점에서 꽤 희망적인 것이 됩니다.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다는 마음,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키워나가면 된다는 마음.
나를 나로 바라보고,
나에게 위대함이나 천재성이라는 스킨을 씌우지 않고
나를 나로 바라보는 일은
나를 괴롭게 하지도, 좌절에 빠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지금 내가 선 위치를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바라보고,
뻗어 나가야 할 길을 가늠하며
한 걸음을 옮기는 일.
나를 과신하며 빠르게 나아가지 않고,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아주 조금씩이라도 해나가는 것.
이것이 천재가 아닌 사람들이
성장하고 잘 해낼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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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때때로 무식하게 자주 하는 때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양을 많이 할 필요도 없고,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 만큼만 하는 것.
그래서 내일도 또 하고 싶고,
내일 또 하는 것이 부담이 되거나 어렵지 않을 만큼 하는 것.
내가 지금 당장 엄청나게 잘할 수 없고,
몇 번 한다고 바로 대단해지지는 않지만
내가 원하는 그 일을 위해서
지금 당장 아주 조금씩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
어쩌면 평범한 제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식이
이러한 방식이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매일 하려고 하는 것.
결국 그렇게 천천히 나아가면
횟수가 늘고, 시간이 늘고, 양이 늘어나기 마련이겠지요.
그렇게 가속도가 붙게 되고,
어느새 내가 원했던 나의 모습이 되어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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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쉽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그 모든 순간이 기쁘거나 희망적이지만은 않겠죠.
분명 힘들고 어렵고, 계속된 실패가
좌절스럽고 그만두고 싶은 때가 반복되겠지요.
하지만, 진짜 강한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울면서도 계속 걷는 사람인 것 같아요.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계속 사는 사람.
넘어지지 않는 게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나아가는 사람.
저는 그런 사람들을 매주 마주하곤 합니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그리고 카페에서.
우리는 꽤 많이 부족하고
평범한 사람들이지 모르지만
이런 면에서 이미 강한 사람들이라고,
이미 충분히 멋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해주었으면 합니다.
충분히 강한 사람이라고,
충분히 멋진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조금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조금해도 좋으니
멈추지 말고 계속했으면 합니다.
나를 나로 바라보고,
나를 나로 인정하고,
계속 나아갔으면 합니다.
원하는 그 모습을 어느새 발견하게 될 때까지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