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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mind Jun 24. 2024

길냥 씨와 새우 씨

사랑해요.

⭐️길냥 씨는

냥이 씨가 정순 씨와 함께 그곳으로 갈 때 몰래 따라와서 살고 있어요. 길냥 씨도 길고양이로 살며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냥이 씨와는 다르게 그 상처를 마음에 담고 살고 있어요. 그래서 여전히 그곳에서도 길고양이로 살고 있답니다.


길냥 씨도 함께 어울리고 싶지만, 그것을 배운 적이 없고,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방법을 몰라요. 길냥 씨는 울어서 충혈된 눈과 꼭 다문 입, 서로 다른 색의 귀가 특징이에요.


정순 씨는 그런 길냥 씨가 안타까워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있답니다. 언젠가는 열리게 될 길냥 씨의 마음을 응원하면서요.


⭐️새우 씨는

정순 씨가 그곳으로 가는 중에 잠시 들른 신비한 식당에서, 악당에게 먹히기 직전에 구출한 튀김인데, 새우 씨의 순진무구한 모습에 반해 정순 씨가 그곳으로 데려와 살고 있어요. 새우 씨는 기름에 튀겨지는 고통을 겪고 난 후에 기억을 잃었어요.


새우 씨는 튀김이 된 처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간장을 들고 고추냉이를 머리에 얹은 채 아무나 쫓아다녀서 정순 씨를 걱정하게 만들어요. 하지만 새우 씨도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기억을 찾고 싶어 합니다.


그 기억이 아무리 끔찍하고 아플지라도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어 해요. 호기심이 많아 동그랗게 뜬 눈과 벌린 입이 너무 귀엽지만, 모르는 존재도 곧잘 따라가서 늘 걱정이에요. 길에서 만난다면 부디 좋은 친구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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