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awmind Jun 24. 2024

나도 한다.

할 수 있어.

나만 안된다고? 진짜?

저는 그림만 그리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냥 그림만 그려서 제작 의뢰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후작업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일러스트레이터를 설치했어요. 처음에는 아이패드로 했는데, 색감이 너무 안 나오고 에러도 나고 해서 컴퓨터로 다시 설치했지요.


검색을 해가면서 만들어 보는데, 안 되는 거예요. 검색 영상들은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이 있다는 전제 아래 진행하더라고요. 저는 지금 태어났는데, 등반해야 하는 격이에요.


밀려오는 자괴감, 이것은 인간이 만들어서 인간이 쓰는 프로그램이잖니? 그리고 너는 인간이야. 아무리 아날로그 세대라지만, 너른 한쪽 발을 디지털에 걸쳐놓은 세대라고…


6시간, 임계점에 다다를 때 컴퓨터를 살포시 껐어요. 그리고 누워서 눈을 감고 주문을 걸었어요. 네가 누구니, 너는 반드시 하는 사람이야. 그럼 할 수 있지. 해낸다. 해낸다.


잠시 잠들었다가 깼어요. 저녁을 하고 치우고 자기 전에 다시 컴퓨터를 켜고 일러스트레이터를 실행하고… 오, 드디어 보였어요. 그리고 결국 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과정에 수도 없이 맞닥뜨리겠지만, 언제나 나를 믿고 주문을 걸고 또 나아갈 거예요. 늘 그래왔듯이 장애를 넘어서는 것이 나의 정체성이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냥이 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