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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자 까 Nov 27. 2023

지극히 일상적인 곳에서 피어오른 낭만의 연대기(1)

 메타인지 -> 나를 믿는 건강한 힘!

* 피어오르다

: 꽃봉오리 따위가 맺혀 막 벌어지려고 하다. ~따위가 밑에서부터 솟아오르다. ~따위가 계속 위로 올라가다.


댓글 구경은 참 재미있다. 가볍게 누른 게시글에 있는, 머리를 띵- 하게, 가슴을 쿵- 하게 만드는 누군가의 진액들이 나에게 종종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각자의 생김새도, 환경도 다른 우리들이지만 '사람'이기에 다 똑같이 겪는 불안함, 공허함, 외로움, 성취감, 위로, 행복, 해갈, 해방 등 .... 이러한 것들이 단 몇 줄로 정리되어 기록된 글. 건강한 댓글이 주는 간소한 재미와 깨달음이 나는 참 좋다.



최근 박물관 전시 준비, 4개월간 준비한 영등포 전시 준비, 올해의 마지막(이라 말하지만 또 일벌리겠지) 일정인 향 테라피 연극 준비 이 세 가지가 겹치면서 많은 괴로움과 생각으로 가득한 밤을 보냈다. 하기 싫어서 괴로웠다기보다는, 여러 깨지는 과정들이 존재를 했고, 비슷하지만 다른 것들로 생각이 가득했기에 뇌가 쉴 틈이 없었다. 지금은 연말 공연에 집중을 하고 있다. 할 게 너-무 많아서 사실 심장은 쿵쿵 걱정과 불안함이 크지만, 사실 나는 준비 과정에서 매번 괴로워하고 생각하는 고뇌의 과정이 진하게 있고, 결국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을 알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찌 됐든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단..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시 준비와 연극 준비를 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작가 또는 예술인, 그리고 기획자의 위치에서 필요한 역량과 마음가짐을 배우는 기간이었다. 어찌 됐든 나는 '나'를 걸고 내 내면에 있는 무형의 감각과 영감을 유형의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사람인데, '무형 -> 유형'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나는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는 사람이었고, 고집이 부족했던 것 같다. 타인의 피드백에 꽤나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며, 준비하는 기간 내내 갈팡질팡했다. 결국 돌고 돌아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결과가 만들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불만이 없었던 건 아니다. (현재 나에게 필요한 키워드를 깨닫기 전에는 말이다) 내가 기획하고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지라도, 피드백과 검수 과정이 필수로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소소한 마찰이 있었다. A를 제시하면 B의 피드백이 오고, 그래서 B로 방향 전환을 하면 예술가로서 혹은, 작가로서 자신의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피드백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사실 그 당시 내 머릿속엔 '물음표'가 떠나지 않았다. 수동적이고 의존적이게 행동했던 나였기에 방향을 잃은 느낌이랄까. 문득 지금 떠오른 건, 내가 깃발을 쥐고 있지 않으면 난 깃발가진 이의 그림자에 숨어 꽤나 수동적이고 조심스럽게 변하는 듯 하다! 아무튼.. '어떻게 하라는 걸까'라는 생각에 불만이 있었는데, 준비하는 모든 콘텐츠에서 같은 피드백을 들으니 '아, 이건 내 문제다!'라는 깨달음의 발동이 시작되었고, 그 시점에 위 사진에 쓰여있는 댓글을 발견하고 온전한 깨달음으로 녹여지게 되었다.

'내가 나를 믿는 힘이 부족했구나!'

자신의 능력과 감각에 확신이 있었다면, 피드백해 주신 분들의 말씀처럼 나는 수용보단 설득을 시키는 게 더 맞는 거였다.

아! 대단한 깨달음. 불만에서 존경과 감사로 바뀐 시점이었다.

책을 발행하게 된 것도 스스로 내 글에 대한 자신이 없었던 시기에 주변인들의 긍정적이고 열광적인(?) 반응으로 용기를 얻어 하게 된 것이었다. 향에 대한 확신도, 향 전시를 통해 내 향 작품에 대한 많은 이들의 후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렇게 인사이트가 쌓여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가 쌓여 어떤 지점까지 도달해야만 스스로 인정이 되는 인간이랄까. 그래서인지 의존적인 모습을 보였었는데, 이 계기를 통해 태도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 습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기준이 좀 완화가 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흠.. 가만 보면, 나는 눈이 참 높다. 모든 것에. 빡빡해.




이를 깨달은 후, 앞으로 자기 확신과 건강한 고집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고집이 곤조가 되지 않게 매일매일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메타인지도 빼먹지 않아야 한다. 고집이 곤조가 되는 순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버린다. '조개껍데기는 녹슬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내 내면을 단단히 건강하게 올곧게 세워두어 잘못된 습관에 물들지 않게 노력해야겠다. 너무너무 어렵고 어려운.. 사람이 틀어지는 건 한순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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