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질 순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가장 어려운 일을 가장 우아하게 해내는 본질의 힘

by 뚠뚠이

태양은 하늘 높이 떠서 만물을 비춘다. 그것은 태양의 의지라기보다 존재 방식에 가깝다. 때로 먹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뒤덮고 세상을 회색빛으로 물들일 때가 있다. 잠시 형체가 가려지고 빛이 차단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태양의 존재감이나 그 뜨거운 열기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구름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현상일 뿐, 태양이라는 본질에 어떠한 타격도 주지 못한다.


타인의 시선이나 주변의 상황이라는 구름이 나를 가릴 때가 있다. 내가 가진 빛이 바랜 것 같고,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초조함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구름이 아무리 두껍다 한들 하늘의 주인은 결국 태양이다. 바람이 불어 구름이 흩어지면 태양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찬란한 얼굴을 드러낸다. 내 가치는 타인이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유지하고 있는 온기와 빛에서 스스로 증명되는 법이다.


누군가는 내가 걸어온 길이 그저 매끄럽고 평탄해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내 삶이 가벼워 보였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내 인생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원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단순하고 의연하게 풀어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니까. 겉으로 드러나는 이 평온함은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하게 나를 통제하고 중심을 잡아온 시간들이 쌓아 올린 결과물이다.


사실 그 평온한 미소 뒤에는 홀로 삼켜야 했던 수많은 불면의 밤과, 스스로를 끊임없이 경계하고 다듬어온 치열했던 하루하루가 존재한다. 남들이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그 지점에 가기 위해, 나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나만의 궤도를 수천 번씩 수정하며 달렸다. 내가 보여주는 여유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 내 삶의 길을 나타내는 가장 우아한 방식이다.


땅 위에서 태양이 구름을 견디듯, 땅 아래에서는 나무가 태풍을 견딘다. 뿌리 깊은 나무는 거친 폭풍우 속에서 사정없이 흔들린다. 가지가 꺾이고 잎사귀가 흩날리며 모진 풍파를 견뎌낸다. 그러나 나무는 그 흔들림 속에서도 결코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나무에게 태풍은 성장의 동력이 된다. 거센 바람에 맞서 버티는 과정에서 나무는 지지력을 높이기 위해 땅속 더 깊은 곳으로 뿌리를 뻗는다. 남들 눈에는 비바람에 시달리며 초라해진 듯 보일지 몰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확장이 일어난다. 위로 뻗는 수직적 성장 대신, 내면의 깊이를 더하는 심층적 결속의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결국 하늘을 지키는 것은 구름이 아니라 태양이며, 숲을 지탱하는 것은 바람에 휘둘리는 풀잎이 아니라 뿌리 깊은 나무다. 태양은 구름을 탓하지 않고 제 궤도를 지키며, 나무는 바람을 원망하지 않고 제 뿌리를 믿는다.


나를 흔드는 것이 태풍이든 먹구름이든 상관없다. 그것들이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반드시 더 눈부신 태양과, 이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뿌리를 가진 내가 남을 뿐이다. 나는 그저 나의 열기를 유지하며, 내 뿌리를 더 깊게 내리는 일에 집중하면 그만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가장 어려운 숙제를 가장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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