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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창 Apr 28. 2016

讀書三餘 (독서삼여)

책 읽을 시간이 없으세요?

우리나라와 중국의 전통화나 민화에는 물고기 세 마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림이 많습니다. 삼여도(三餘圖) 또는 삼어도(三魚圖)라고 하는 이 물고기 세 마리 그림은 삼국지(三國志)의 위지(魏志) 왕숙전(王肅傳)에 나오는 동우(董遇)의 이야기에서 연유되었다고 합니다.


한 제자가 동우에게 배우기를 원하자,

동우가 거절하며 "讀書百偏意自見" (책을 백 번을 읽으면 저절로 뜻이 깨닫게 된다)라고 했답니다.

제자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자, 동우는 "세 가지 여유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답했습니다.

그 세 가지 여유란

冬者歲之餘 (동자세지여)

夜日之餘 (야일지여)

陰雨時之餘 (음우시지여)로서,

즉, 농사철이 아닌 겨울에 책을 읽고, 낮동안 일을 한 후 밤에 책을 읽고,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 책을 읽을 여유를 뜻합니다.


위략(魏略)에서 이르기를, 본디 동우는 성격은 소박하고 말은 잘 못 하였지만 배우기를 좋아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농사를 짓고 나무를 모아 등에 지고 행상을 하며 생계를 이어 갔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동우는 언제나 경서를 손에 쥐고 틈만 있으면 그것을 읽고 익혀서 학문을 닦았다고 합니다.


중국어에서는 여유(餘裕)로움을 뜻하는 餘와 물고기를 뜻하는 魚의 발음이 같기 때문에 물고기 세 마리가 동우의 부지런한 학문의 태도를 상기시키는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좋은 교훈의 말씀은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을 겸하고 계신, 문화유산 국민신탁의 김종규 이사장님께로부터 배웠습니다.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 읽는 분들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다들 어느 여유로운 시간에 책을 읽는지 궁금해집니다.


(표지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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