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禁酒日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창 May 18. 2016

나이가 들었다는 의미는...

禁酒 Day 32

20160518


    낮에 동료와 나눈 대화의 주제였죠.


    어릴 땐 부모님이나 선생님들께서 '이거 이거는 하지 마라' 하고 말씀하시면 그걸 꼭 하고 싶은 청개구리 같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유'를 얻고 '어른'이 되는 지름길인양 말입니다. 그런 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행동이 되고, 행동들이 모여서 '나'를 만들죠.

    어느덧 나이가 들어 '나'도 부모님과 선생님들과 같은 입장이 되었을 때, 여러 가지 욕구들 가운데 꼭 하고 싶은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하고 실제로 그런 생각을 옮길 수 있게 되면, 진짜 철이 드는 것이고 어른이 되는 것이고, 자유를 얻는 것이죠. 

    '무언가를 꼭 하고 싶어 했던 마음으로부터 스스로 자유로워질 때' 현명하게 나이가 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순간에 깨달은 '내 마음'이 바로 진실이고 진리이며, 그것이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나이가 어려서도 이런 자유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집단의 대다수 구성원들과 비슷한 행동양식을 통해서 동질감과 소속감과 안정감을 얻게 되는 청소년기에는 혼자 '튀는'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이런 구속으로부터도 조금씩 더 자유로와진다는 뜻이겠죠.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그렇게 하면서도 사회적 규범을 벗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되는 나이가 오십 즈음이라는 생각이 요즘 부쩍 많이 듭니다. 


    미래에 대해서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禁酒하기로 했던 저의 선택이 지난 한 달 동안 저를 '자유롭게' 만들었고, 그래서 자랑스럽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표지 사진은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입니다.


아래 링크는 같은 매거진, "禁酒日記"의 이전 글입니다.

https://brunch.co.kr/@690101/83


매거진의 이전글 아버지의 기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