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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禁酒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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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창 May 24. 2016

삶의 reengineering

禁酒 Day 38

20160523


    인생은 참으로 열심히 성실하게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전부일 것 같지만, 시험에 꼭 나올 것들을 공부하거나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한 전략도 필요합니다. 직장을 다닐 때도 대개의 경우에 죽어라고 일을 하는 것이 인정받는 지름길인 듯 보이기도 하지만, 투입되는 재화와 용역에 대비하여 보다 효율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결혼 생활도 무턱대고 나의 방식만으로 배우자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가 원하는 방법대로 사랑하는 지혜가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20여 년들이 넘은 친구들이 앉아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인생을 보다 지혜롭게 살아야겠다는 내용이 오늘의 주제였습니다. "백세시대"라고 하지만, 언제 인생을 마감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매일, 남은 날 가운데 가장 젊은 날인 "오늘"을 신나고 재밌게 살아야 합니다. 복잡하고 힘든 결정을 해야 할 일이 많다면, 나머지들은 간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대세에 지장이 없는 일들을 손에 들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소위 "결정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는 나만의 "루틴" - 규칙 -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테면, 한 친구의 경우에, 어느 결혼식에 갈지 말지 고민이 되면 안 가고, 장례식에 갈지 말지 고민이 되는 경우에는 무조건 가는 것으로 원칙을 정했답니다. 하고 싶은 취미가 생기면 미리 정해 놓은 예산을 넘지 않느다면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바로 실천에 옮기는 것도 방법이겠죠? 그래도 마음이 흔들린다면, 나이 오십을 바라보는 마당에 마음의 수양이 덜된 자신을 가차 없이 훈련시키는 방법뿐이죠. 그렇게 자신의 삶을 작은 것부터 "reengineering"해야 합니다. 인생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일 - 행복하게 사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禁酒, 禁煙하는 것도 사실 인생을 단순하게 만드는 데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흡연과 음주를 위한 시간도 절약되고 약간의 금전적인 도움도 있지만, 그보다는 정신이 맑아서 대개의 결정을 전보다 쉽게 내릴 수 있습니다. 결정장애가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결정을 하고 나서도 확신이 안 서서 마음이 흔들리던 모습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만들수록 더 재밌는 인생을 보다 쉽게 그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표지 사진은 미국 Pittsburgh의 Carnegie Mellon University에 있는 Jonathan Borofsky의 작품, "Walking to the sky"입니다.


아래 링크는 같은 매거진, "禁酒日記"의 이전 글입니다.

https://brunch.co.kr/@69010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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