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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禁酒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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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창 May 25. 2016

행복 바이러스

禁酒 Day 39

20160524


    저녁 늦게 친구들이 집 앞에 모여 있다는 연락을 받고 잠시 마실을 다녀왔습니다. 재미난 이야기들을 나누었죠. 하도 많은 이야기들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바라보고 마주 보며 나누느라, 자리를 바꿔 앉기까지 했습니다. 듣고 싶은 음악들도 여러 곡 신청했지만, 이미 뒷전이었습니다. 학교 때 이야기며, 여행 다니는 이야기며, 노래 이야기며, 직장 이야기며,...... 집이 먼 친구가 열한 시가 넘었다고 말해주기 전에는 아무도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지 몰랐죠.


    대화의 중간중간에 친구들의 얼굴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다 맑고 밝은, 환하게 웃는 얼굴들이었습니다. 서로에게 격려가 되고 힘이 되는 따스한 얼굴들입니다. "행복 바이러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봅니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앞 광장에서 버스킹을 하던 재주꾼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모두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가끔은 연출된 듯한 실수를 통해서 더 큰 웃음을 줍니다. 땅을 디디고 선 그들의 두 발에서부터 오렌지색 공을 던지는 손끝까지 그들 삶의 고단함이 묻어나고, 웃고 있는 그들의 얼굴에서조차 긴장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관객들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깁니다. 

    오늘 저녁, 서로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길었던 하루를 뒤로 하고 마주 앉은 얼굴들이 풀어내는 재미나는 이야기였습니다. 맥주를 마시는 친구도 있었지만, 천연 탄산수와 토닉워터를 마시는 친구들이 더 많았습니다. ^^




아래 링크는 같은 매거진, "禁酒日記"의 이전 글입니다.

https://brunch.co.kr/@69010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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