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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성 Aug 01. 2021

부동산 전문가들을 맹신할 필요가 없는 이유

2021년 현재 전국적으로 오른 집값으로 연일 부동산에 정책과 뉴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말 평균 11억 2,375만 원으로 1년 전 9억 1,530만 원에 비해 2억 원 가량 뛰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2020년 5월에 5억 5,076만 원이던 것이 2021년 5월에 6억 9,652만 원이 됐다. 


출처 : KB주택가격동향



사실 전국 집값은 2018년부터 심상치 않더니 2021년 현재까지 상승에 대한 열기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19년 당시 이미 오른 집값으로 인해 다양한 규제 정책이 발표됐고 이에 대해 2020년을 바라보는 여러 전망들이 나왔다. 아래는 2019년 당시 발표된 2020년의 집값 전망 중 하나이다.






<서울 집값, 2020년부터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중략)...


2018년 11월, 정부는 3기 신도시 후보 지역으로 남양주 왕숙지구와 하남 교산지구 등을 포함해서 신도시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택지 개발부터 주택 공급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당장 공급이 이뤄질 수는 없다.



부동산은 늘 그렇듯 비탄력적이다. 그러나 2011년부터 사실상 공급량이 종전 대비 3분의 1 수준을 겨우 유지해온 택지 개발과 공급 물량이 2020년을 전후로 다시 증가할 것이다.



이는 다시 자연스럽게 분양 시장에서 개발 분양의 증가로 연결된다. 그렇게 구도심 강세를 주도했던 특별한 요인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부동산은 매년 경기에 민감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경기의 주된 변곡점마다 정부 정책이 반드시 등장했다. 너무 과열되면 냉각시키고, 너무 냉각되면 다시 과열을 위한 정책을 썼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다지만 정부 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부동산에서의 철칙 또한 진리다.



2020년 전후로 택지 개발 공급 물량이 증가하고, 정부의 강한 규제 정책의 효과가 만들어낸 분절로 인해 85㎡ 초과 혹은 공시가격 6억 원 이상의 고가 주택들에는 투자 수요가 차단되었다.


매수가 사라지면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9년 8월 9일 ㅇㅇ금융투자 애널리스트 ㅇㅇㅇ-



당시 이와 같은 부동산 전문가의 예상에 의하면 정부의 강한 규제 정책과 공급 물량에 의해 매수가 사라지고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출처 : 매일경제)



하지만 2020년 집값의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꾸준한 인상이었다. 기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사실들을 토대로 근거를 제시하는 등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

2019년 당시의 기류와 다른 특정 기관의 전망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럼 2020년 1월 당시 부동산 전문가 9인의 전망을 살펴보자.



출처 : 대박이군



2020년에 서울의 집값이 오를 것이라 전망했던 사람은 9명의 부동산 전문가 중 3명이었다. 그대로 유지될 거라는 전망은 9명 중 2명이었고 오히려 떨어질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9명 중 4명이었다.

결국 9명 중 6명은 틀렸고 3명은 맞혔다. 오른다고 전망했던 부동산 전문가들의 상승률 예측도 전부 상이했다. 각각 1.1%, 3%, 8.4%이라고 예측했으며 실제 상승률은 5.36%였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9명의 부동산 전문가 중 2명 정도만이 실제 결과가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분명 전문가라고 했지만 이렇게 처참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가 뭘까?

아무리 능숙한 전문가도 자신의 능력에 대해 과신하고 방심하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1912년 4월 타이타닉호의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30여 년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였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은퇴 항해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많은 승객을 태웠고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운항했다.

이로 인해 빙산을 피할 수 없었고 여기에 대피명령까지 늦추는 바람에 전체 탑승객 2,195명 중 1,502명이 사망하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전문가의 변명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필립 테트락 심리학 교수는 40년 동안 수만 명의 사람들로부터 수백만 건의 예측을 수집하기로 유명하다. 인간이 실제로 미래를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9년 그는 이 과정에서 대중들이 '불가능', '가능', '확실한'이라는 세 가지 구분에서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밝혔다. 바로 이점이 사람들이 스스로 잘못된 예측을 수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했다.

또한 2007년, 국제 문제에 대한 전문가의 정치적 예측 결과를 밝혔다. 284명의 전문가가 28,000번의 예측을 하게 하고 정확도를 측정한 것이다. 대부분의 결과는 틀렸고 여기에서 한 가지 패턴을 발견한다.

"내가 잘못된 이론을 갖고 있었다."가 아닌 "내 뜻대로 될 뻔했다." "상황에 맞는 실수를 했다." "나중에 옳았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다."라는 패턴을 보인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전문가의 어느 한 예측만을 보고 그것만 끝까지 믿으려 하는 건 위험하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조차도 자신의 예측이 틀리면 수긍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변명을 통해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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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과신

출처 : 한국부동산원




티스카와 지론카라는 심리학자는 주식 애널리스트와 일기예보관을 분석하는 연구를 했다. 우선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예측력에 대해 과한 자신감을 보였다. 일기예보관은 상대적으로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예측이 틀린 뒤 내놓은 변명도 달랐다. 일기예보관은 날씨 자체가 예측하기 어렵다고 인정한다. 반면 애널리스트는 "외부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틀린 예측으로 나의 다른 분석을 무시하지 마라."는 변명을 했다.



왜 주식 애널리스트는 겸손하지 못한 걸까? 그 이유를 의사들의 환자 대응 방식에 비유해 설명했다. 환자들은 의사들이 자신감을 보이는 걸 원한다. 



만약 의사가 진단과 처방에 자신 없어 하면 환자들은 의사가 겸손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무능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도 주식 투자자들 때문에 자신 있게 예측하고 틀렸을 때도 당당하기를 고수한다. 그래야 무능력하다는 판단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전문가들이 예측할 때 보이는 과신은 투자자들이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수익률에 목마른 개미들의 욕망에 맞춰 예언자와 같은 당당함을 보이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상들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가 있다.



집값 폭락만을 주장하는 한 유튜버는 채널 가입자가 50만 명에 이른다.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폭등한 현실 속에서도 당당하게 입장을 고수한다.


즉, 전문가들은 확정 편향적 전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전망에 대한 수정은 무능력함을 보이는 거라 생각해 그 정확성이 갈수록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편향적 해석 경계하기


2019년 중앙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진의 실험 결과를 살펴보자. 이 결과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인 뉴스에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경우 가짜 뉴스에도 상당한 신뢰를 보였다.

유튜브에서 특정 성향의 소식만을 전달한 채널들이 인기가 많은 것도 이 실험 결과가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자이자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했던 스티븐 제이 굴드는 <인간에 대한 오해>에서 과학 활동의 해석 과정에도 편향적 사고가 개입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19세기 유럽과 미국 과학계에서 모든 인종적 차이를 우열을 확증하는 근거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새뮤얼 조지 모턴이 겨자씨를 이용해 두개골의 용적을 측정했을 때 관찰자의 편견이 결과에 반영됐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백인의 두개골을 측정할 때는 우열을 증명하기 위해 겨자씨를 꾹꾹 눌러 담을 수 있다. 반면 흑인의 두개골에는 헐겁게 담을 수도 있다.

사실 같은 백인끼리의 두개골 차이가 인종적 차이보다 큰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인종적 비교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음을 지적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원하는 결과를 맞추기 위해 실험 결과를 얼마든지 편향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뉴미디어에서 확증 편향은 알고리즘에 의한 편집에 의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좋아요'나 '구독'을 통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것들만 골라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치,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편향적 사고가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각종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을 무조건 믿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러한 편향적 사고를 경계하기 위해 스스로 부단히 조사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폭넓은 자료 조사를 하고 반대 의견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최신 정보,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런 노력만이 편향적 사고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더욱 신뢰가 가는 전문가가 되는 지름길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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