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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성 Aug 30. 2021

영끌 대출로 내 집 마련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가계부채는 주택자금이나 생활자금 등으로 사용되어 가구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부채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계와 국가 경제 모두에 부담을 주게 된다.

2021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살펴보자. 한국 가구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138.5%에서 2019년 190.6%로 지난 12년간 꾸준히 높아졌다.



출처 : 통계청




가계부채 비율은 가구부채총액을 소득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한 결과값이다. 여기서의 소득은 전체 소득이 아니라 세금 등을 제외하고 소비지출할 수 있는 소득이다. 


부채가 1,900만 원이고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이 1,000만 원일 경우 190%라는 수치가 나온다. 지출할 수 있는 금액보다 부채가 2배 정도 많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는 원리금 상환의 부담을 높인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소비 지출의 제약 요인이 된다. 소비의 제약은 국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비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00년 54.5%에서 2018년 48%까지 떨어졌다.


이는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가 경제 성장과 해당 정권의 성적표 모두 잡기 위해 소비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KDI 경제정보 센터에서 발행한 <소비-경제를 움직이는 힘>에 의하면 '소비'와 '저축'은 어느 것이 미덕인가라는 이분법적 가치판단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둘 다 개인과 국가 경제의 발전에 불가피한 경제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안에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하게 된 데에는 우리 국민의 높은 저축열이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소비를 아예 안 한다면 기업은 생산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실업자가 늘어날 수 있다. 




실업자가 늘어나면 소비는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렇게 보면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는 첫 단계로 소비의 위축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집을 가지고 있다면 항상 대비해야 할 금리 인상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코로나 이후 2021년 상반기에 처음으로 '경기 회복'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한 가운데 소비 부진도 완화됨에 따라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 평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쉽사리 살아나지 않던 민간 소비의 부진이 완화되는 것을 경기 회복의 근거로 꼽았다. 정부의 재난지원금도 소비의 부진을 완화하기 위한 방편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에서도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예상보다 빠른 코로나19 백신 접종, 수출 호조 지속 등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월보다 상승했다"면서 "소비자 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들이 이미 장기적인 평균선을 넘어섰기 때문에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세에 들어선 것은 거의 확실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정부가 지금까지 저금리 기조를 펼치고 소비를 촉진하는 노력 등을 통해 소비심리 지수가 상승하고 경기를 회복세로 만드는 것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 인상 압박과 빠르게 늘어가는 가계부채, 집값의 고공 행진을 더 이상 관망하지 않을 것이다. 2017년부터 펼쳐온 강력한 시장개입 정책 기조가 쭉 이어져온 만큼 2021년 하반기에도 이에 걸맞은 조치가 예상된다.

특히 집값을 잡기 위한 강력한 규제 정책들이 연이어 발표되는 가운데 이런 분위기에서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소비의 촉진을 위해 억눌렀던 금리 인상 카드를 이제는 꺼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을 단순히 예측하는 측면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개인의 대비다. 금리가 상승하면 개인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가계대출의 상환 부담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 방안'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기준 가계대출을 받은 신규 차주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58.4%로 집계됐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은 '영끌 대출'에 나선 청년들과 주식·가상화폐 등에 빚내서 투자한 '빚투'한 청년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심각한 것은 영끌 대출 중 악성대출 가능성이 높은 카드론 대출 잔액이 8조 원 수준으로 2019년 말 대비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상환 능력이 낮은 청년층의 가계부채 자체가 늘어난 것뿐만 아니라 고금리의 부채를 사용하는 비중도 같이 늘어났다. 

이렇게 영끌 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파산하는 청년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비해야 할까?

첫째, 급여를 받으면 빚부터 먼저 상환하도록 시스템을 만든다. 가장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부터 상환하는 것이다. 영끌 대출을 했다면 특히 신용대출은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매달 고정 급여가 있는 직장인이어도 신용대출의 상환기간이 연장되지 않거나 일부 상환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대출을 선택할 때 상환능력을 따져 본다. 청년과 신혼부부라면 40년 만기 주택 담보대출로 매달 상환 부담금을 낮출 수 있다. 

또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대비해서 주택 담보대출을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만약 금리가 4% 이상으로 상승된다고 가정했을 때 영끌 대출의 상환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은행이 고금리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것이다.

단, 단점은 은행에서 고금리 상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기존 금리보다 0.5% 정도 높은 금리를 받는다는 것이다. 섣불리 갈아타면 오히려 손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감당할 여건이 안 된다는 계산이 되면 파산보다는 나은 선택이다.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시하는 소득 대비 적정한 대출한도는 어떻게 될까? 연간 상환해야 할 원금과 이자의 합계액이 연 소득의 40% 정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DSR로서 Debt-Service Ratio 약자로 채무상환비율을 뜻한다. 2014년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전체 가계의 평균 DSR은 21.5%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2021년 7월부터 전체 규제지역의 시가 6억 원 초과 주택을 사기 위해 대출을 할 때 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2022년 7월에는 총 대출액이 2억 원 초과할 때부터 적용하고 2023년 7월에는 총 대출액 1억 원 초과 차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2020년 코로나19, 부동산 폭등에 따른 생활자금·주택 구입자금 대출로 급증한 가계부채 증가율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다. 아래 그림은 DSR 40% 적용 시 주택 담보대출의 한도이다.

출처 : 한국일보




대출 상환 기간 중 예기치 못한 보험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회사가 대출 고객 대신 남아있는 대출금액 또는 보험 가입 시 약정한 금액을 상환해 주는 '대출안심보장보험'이라는 안전장치도 있다.



가장 좋은 방안은 금리가 인상했을 때 상환할 원리금을 미리 계산해보는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후 상환능력이 되는지 대출 전에 검토하는 것이다. 



신용대출까지 일으켜서 내 집 마련에 보태고자 한다면 신용대출 만기 시 전체 금액을 상환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보는 것이다. 






무조건 몸을 사리라는 의도가 아니다. 부채를 활용하여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2020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 부자들의 전체 자산 중 거주주택의 비율이 26.1%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급변할 수 있는 경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상환 능력이다. 부자들의 전체 자산 중 현금과 같은 유동성 자산의 비율이 16.2%나 되는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다.



정부에서 과거의 사례들을 연구하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경제 정책을 내놓으려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이 항상 국가 경제 상황을 마음대로 조정한다는 보장은 없다.



과거의 국내외 사례를 비추어 볼 때 과도하게 국가에 의지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데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니었다. 부동산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개인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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