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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성 Jul 23. 2021

재테크 전문가들이 돈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

무엇을 줄여야 돈이 모일지 사람마다 생각이 각자 다를 것입니다. 개인의 기호가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이죠.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소비 자체를 통제해버리는 분도 있습니다.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신용카드를 아예 없애라는 조언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신용카드를 쓰면 현금보다 더 소비하게 될까요?



2019년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과소비 방지'를 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전 속담에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쓸 수만 있다면 일단 지르고 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 rupixen, 출처 Unsplash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이 신경과학 분야 학술지 뉴런에 게재한 논문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 사람들은 현금으로 계산하는 것보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뇌가 느끼는 통증이 덜하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기능성 자기공명 영상(fMRI)을 통해 결제 시 뇌의 변화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전두엽 측위 신경핵이 덜 활성화됐습니다. 이 측위 신경핵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통증을 보내는 부위입니다.



현금으로 계산하면 실물인 돈이 자신의 수중에서 빠져나가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카드는 결제 이후에 다시 자신의 손으로 되돌아옵니다. 따라서 뇌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현금보다 덜하게 됩니다.



재테크로 유명한 사람들이 카드를 쓰지 않고 현금을 고집하는 이유가 이러한 과학적인 근거로 뒷받침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현금을 사용하면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 과학적인 근거는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연구팀은 이것이 자연스럽게 보상 심리와 연관된다고 밝혀냈습니다. 현금을 사용하면 실제 현물이 사라지면서 다른 현물이 들어옵니다.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오가기 때문에 무언가를 소비하는데 계산하게 됩니다. 이를 뇌에선 '복측선조체'라는 곳에서 담당합니다. 이를 통해 계획 없이 물건을 사게 되는 행위를 막게 됩니다.



그러나 신용카드는 다시 카드가 되돌아오기 때문에 내가 무언가를 지불한다는 생각이 없어지게 됩니다. 즉 당장 나가는 것이 없어도 물건을 산다는 생각이 드니 자연스럽게 과소비로 이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나도 모르게 돈이 줄줄줄 샌다는 것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이런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흔히 통장 쪼개기를 통해 지출을 통제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 nattanan23, 출처 Pixabay



그런데 통장 개수가 많아지면 내 돈이 어떻게 왔다 갔다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여러 개의 통장을 관리하기 힘들어하는 분을 위해 방송인 현영의 노하우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30억 원의 부동산 자산과 연 매출 80억 CEO인 방송인 현영은 일찍이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라는 책을 쓸 정도로 재테크의 달인입니다.



일반 가계부처럼 일일이 적을 필요 없이 몇 가지만 주의해서 적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정기적으로 사는 물품을 기록합니다. 어디가 싼지 가격을 비교하는 용도입니다.



둘째, 공과금은 따로 기록합니다. 때마다 적을 필요 없이 수도, 전기, 전화 요금을 따로 적어두면 매달 한눈에 이상 유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셋째, 월 말, 연말 결산은 반드시 합니다. 매월 말에 얼마를 썼는지 파악해보는 겁니다. 이를 토대로 1년이 되면 연말 결산도 가능합니다.



넷째, 신용카드와 현금은 구분해서 적습니다. 카드는 나중에 대금이 결제되기 때문입니다. 월 단위로 카드 금액을 합산하여 기록하면 한눈에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 지출 관리를 해도 계획적인 소비를 못하고 돈을 쓰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단순한 의지의 문제일까요? 



© single_lens_reflex, 출처 Unsplash



MIT의 연구자 드레이즌 프렐렉과 던컨 시미스터는 현금과 신용카드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이들은 실험자를 두 부류로 나누고 A 그룹은 현금, B 그룹은 신용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고가의 티켓을 구입하도록 했습니다.



판매 방식은 경매였습니다. 해당 티켓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로 말입니다. 



그 결과,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그룹이 현금을 사용하는 그룹보다 현격히 비싼 가격을 지불하여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현금 그룹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습관을 지속하면 뇌가 무언가를 소비한다는 행위 자체에 무감각해진다고 지적합니다. 심지어는 쇼핑에 중독되면 알코올, 도박 중독에 빠진 것처럼 뇌 구조가 활성화된다고 말합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신용카드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할부의 위험성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대 존 거빌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어떤 가격을 평가할 때 2단계의 처리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1단계는 '지출의 범주화', 2단계는 '심적 회계' 과정입니다. 소비자들은 1단계에서 지출할 금액과 비슷한 대상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120만 원짜리 가방을 봤을 때 단순히 월급의 절반, 컴퓨터, 신상 휴대폰 등 비싼 상품이 하나의 범주로 분류됩니다. 2단계 심적 회계에서 비싸다고 판단되면 결제를 거부합니다.



하지만 12개월 할부로 지출의 범주화가 하루에 3,300원으로 줄어들게 되면 비슷한 범위를 떠올립니다. 과자 2봉지, 음료수 1개 등 비교적 저렴한 비교 군으로 묶게 됩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카드를 내밀게 되는 것입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할부는 최고의 무기입니다. 특히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무기인 겁니다.



© paxtechnology, 출처 Unsplash



신용카드는 없지만 계획적인 소비를 못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떤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까요?



억눌렸던 여러 가지 욕구가 소비 폭발로 이어지는 보복 소비 현상이 한 가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능 시험이 끝난 학생들이 그동안 놀러 가지 못했던 놀이동산으로 떠납니다. 오랜 기간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평소에 먹던 음식보다 단가가 높은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복 소비는 왜 일어날까요?



전염병 전후 기간을 살펴보면 보복 소비 현상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억눌린 소비는 대표적으로 여행, 외출을 위한 옷 구매 비용 등이 있습니다.



이런 돈은 기존에 소비하기 위해 따로 빼두었던 돈입니다. 따라서 해당 금액이 소비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초과로 저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전염병이었던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에도 보복 소비가 발생했습니다.




출처 : 기획재정부 경제e야기



사스의 경우 전염병으로 위축된 소비가 진정세를 보이자 한 분기 내에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메르스 역시 진정되기 시작하자 경기가 빠르게 반등했습니다. 3~4개월 후에는 정상으로 회복됐습니다.



2021년 3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다양한 곳에서 매출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2021년 3월 15일 기준으로 두 카드사의 카드 결제액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지난달 ㄱ카드사는 6조 2,641억 원의 결제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전년도보다 24.4% 증가한 수치입니다. 




출처 : 기획재정부 경제e야기



ㄴ카드사 역시 6조 7,999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7% 상승했습니다.




출처 : 기획재정부 경제e야기



특히 백화점의 결제액이 78.8% 증가했습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3대 백화점은 모두 작년 대비 주말 매출이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보복 소비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보복 소비는 명품과 같은 고가품 소비로 이어집니다. 해외 S사의 명품 가방을 구매하기 위해 손님들이 백화점 앞에 텐트를 설치하고 밤새 기다리는 현상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명품을 사지 않는데도 소비에 대한 통제가 잘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는 각자의 취향과 가치가 다양해서 보복 소비의 대상이 되는 항목이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반려동물로 키우는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깊은 청년은 고가의 캣타워를 구매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가의 게임기나 타이틀을 구매합니다.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신혼부부는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380만 원 이상의 가격을 자랑하는 안마의자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60% 상승했습니다.



이런 현상들을 통해 소비는 심리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 단순히 기록하는 것 못지않게 소비 목표, 재테크 목표를 세우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 geralt, 출처 Pixabay



한국 마케팅학회에서 발행한 <소비 목표와 조절 프레임이 상품 메시지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기존 연구에서는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던 소비자의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소비 목표에 따라 의사 결정이 달라지는 이유가 사고방식이 다르게 유발되기 때문임을 밝혀냈습니다.



반대로 상품을 파는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상품 메시지를 만들 때 소비자의 성향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쾌락적 목표를 지닌 소비자에게는 성취, 열망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실용적 목표를 지닌 소비자에게는 안전, 의무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제시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를 종합해볼 때 자신의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돈을 모으는데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 집 장만, 결혼자금, 위험 대비, 노후대비, 여행, 비상금 등 당신만의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입니다.



무계획한 재테크 상황에서는 신용 카드가 없고 아무리 가계부를 잘 작성해도 돈을 모으기 힘들 것입니다. 단순하게 '얼마를 벌겠다'가 아니라, '이걸 하기 위해 얼마를 벌겠다'라고 좀 더 명확한 목표를 세워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돈 모으기 비결이라는 것이 재테크 전문가들과 연구 결과가 증명해 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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