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배려
"아무도 보지 않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묵묵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살랑거리는 작은 풀잎 사이로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길목에
개미 무리가 잎사귀를 등에 지고
조심스레 줄지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힘겨워 보여 가만히 바라보던 중,
가장 큰 잎사귀를 짊어졌던 개미 한 마리가
불어온 바람에 휘청이며
잎사귀와 함께 뒤로 나뒹굴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왠지 모르게
내 마음도 함께 철렁였지요.
잠시 후, 몸을 일으킨 그 개미는
잎사귀를 조용히 뒤로한 채
무리 속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작은 뒷모습이 어쩐지 안쓰러워
나는 한 줌의 쌀알을 손에 담아
개미들의 집 앞으로 다가가,
불어오는 바람을 손등으로 막아주고,
힘겹게 넘어가려는 개미의 길목에서
자갈을 조심스레 치워주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무거울까 봐
손안 가득 쥐고 있던 쌀알들을
한 알 한 알 잘게 부수어
작은 입구 앞에 천천히 놓아보았습니다.
문득, 나의 이런 마음이
개미에게도 닿을 수 있을까—
조심스레 바람 같은 기대를 품어보았습니다.
그런데 가느다란 발로
쌀알들을 바쁘게 옮겨가는 개미들의 모습을 보며
이 마음이, 어쩌면 정말 전해졌구나 싶었습니다.
작은 생명에게 건넨
내가 가진 여유 한 조각.
그 속에서 스며든 뿌듯함이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하늘 구름이 드리운 그늘 아래,
돌부리에 살며시 걸터앉아
햇살이 감싸는 따스한 품에 몸을 기대며,
나의 하루가 개미의 일상 속에
살며시 스며든 듯했지요.
이 작고 조용한 배려 하나로
늘 곁을 지켜주던 바람에게
조금은 보답한 듯했고,
햇살의 따뜻함을
살며시 되돌려준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는,
자연의 아주 작은 일부가 된 듯했습니다.
그리고 나도,
그 사랑을 배우고 베풀며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조용히 내 안에 자리를 잡아갑니다.
비록 서툰 손짓일지라도
베풀 수 있는 마음.
부족한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며
지켜주려는 용기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 다짐이 언젠가
시간 속에 흩어질지도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그 마음을 굳게 붙잡아 봅니다.
그날의, 조용히 내민 마음 하나가
내 안의 다짐이 되어
오늘도 따뜻하게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다짐은,
삶을 이끄는 조용한 힘이 되어주곤 하지요.
당신도, 마음속에 조용히 하나의 다짐을
품어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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