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멍청한 [자살 실패자]의 반성문 -1

비좁은 우물 속에서 모든 걸 판단했음을 반성한다.

by 멍텅구리

양심 고백한다.


제목은 꽤 도발적이나 실상은 다소 평범하다. 자극적인 내용을 기대했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그저 아파트 옥상에 대여섯 번 올라가 땅바닥을 바라보고, 리본으로 올가미를 만들어 열 번 정도 목을 조였을 뿐이다.


스위스 안락사를 검색하고, 질소나 헬륨 등 특수 기체를 구하고자 웹사이트를 뒤져보았을 뿐이다.


나는 실패했다. 살아있다. 숨을 쉬고 손가락을 움직이며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야, 나는 멍텅구리니까.


경고 : 필자는 대가리 꽃밭이자 멍텅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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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은 언제나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사실은 방구석 외톨박이 국제 협회의 당당한 일원이다. 여전히.


[브레인 포그]라는 책을 보니, 이런 말이 있더라. 인간관계는 인생이란 바다를 살아 나가기 위한 구명보트라고. 참 슬픈 말이다.


길지 않은 인생 대부분을 익사하듯이 살아왔다는 뜻이니까.


지금은 뗏목 정도는 만들었다, 감히 말해본다.


내가 왜 숨 쉬듯이 학교 폭발해라, 죽을까를 달고 살았을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


우선, 누가 되었든 걸리적거렸다.


학교라는 좁디좁은 우물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타인은 내 경쟁자였고, 장애물이었으며, 불합리의 증명이었다.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그들이 만든 게임, 그들이 만든 룰 속에서 움직여야 했다는 점이다.


또한 뭐든 만만했다.


누가 만든 룰이든 제법 높은 순위를 어렵지 않게 차지했다. 우습게도, 타인의 증명이 그리도 커다랗더랬다. 때로 내가 세상의 중심처럼 느껴졌다는 걸, 부정하진 않겠다. 소위 말하는 ‘될 각’이 내게는 자주 보였다.


마지막으로, 참 기가 차게도 나는… 외로웠다.


와, 꼴값이 따로 없네.


혼자 일을 헤쳐 나가는 게 편했으면서, 오롯이 버텨내는 건 또 힘들더라. 남을 밀어내기만 했으니 당연하지.


의지는커녕, 상담은커녕 손가락 한 마디만큼의 속마음조차 보여줄 사람이 없었다. 솔직함은 약점이다. 부모님께는 나보다 더 큰 문제가 많았다.


(아주 멍청한 [장애인 동생]의 반성문 참고 바랍니다.)


가성비 좋은 딸, 알아서도 잘 크는 온실 잡초.


SNS는 하지 않지만, ‘내 최고의 모습을 끊임없이 연출하는 기분’만은 꽤 잘 안다.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내가 부러울지도 잘 안다.


객관적으로, 아주 솔직하게 말하겠다. 너무 운이 좋기에 재수 없는 사람이다, 나는.


'아주 멍청한 [자살 실패자]의 반성문 -2'에서 계속…


안녕하세요, 멍텅구리입니다.


원래는 한 화당 4000자를 목표로 쓰고 있었으나, 불가피한 사유로 양을 줄이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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