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1코스, 오직 할 뿐! 그냥 해보면 안다.

코리안둘레길 해파랑길 걷기를 시작하며

by youlive

누군가가 시킨 것이 아니다. 코리안 둘레길을 걷기를 마음먹은 것은. 세상이 싫어서도, 어디로 회피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나는 그저 걷기만 하고 싶었다. 시작도 안 했지만 절대로 잘못된 선택이 아님을 확신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코리안둘레길은 한반도를 그릴 때 전체둘레를 의미한다. 바다와 맞닿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 바다와 맞닿는 길이 총 4,500km, 네 부분으로 나누면 4개의 길이 있다. 해파랑길, 서해랑길, 남파랑길, 그리고 DMZ 접경지역길이다. 그중에서 해파랑길이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한다. 2025년 6월 13일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어느 날, 나는 해파랑길 중에 총 50코스 750km 1코스를 첫 도전했다. 동행자는 나의 엄마이며, 엄마께서 큰 힘을 써주셨다.


해파랑길 1코스, 오륙도해맞이에서 첫 시작


엄마와 나, 우리는 해파랑길은 끝까지 함께하기로 결심했다. 해파랑길 1코스의 길이는 16.9km이며 소요시간은 약 6시간 30분이고, 난이도는 보통이다. 첫날이라서 그런지 약간 설렜고 들뜬 마음이 있었다. 준비물은 욕심을 내지 않고 소소하게 챙겨갔다. 물 두병, 오이, 피망, 이외의 달달한 간식거리들로 말이다. 이렇게 가볍게 챙겨가야 잘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과유불급, 소탐대실

날씨가 덥지가 않고 마지막 봄비처럼 내리던 어느 때, 살짝 긴장을 좀 했는지 배가 아팠다. 물을 조금 마셨고, 연양갱을 하나 살짝 베어 먹었는데 그게 탈이 났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날 야식으로 배부르게 먹었던 기억을 되새기면서 후회와 반성을 했다. '과유불급이 이럴 때 쓰는 말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하면 탈이 난다더니 가까운 곳에 화장실도 없는데 배가 아프다는 이유 하나로 '위기감'을 느꼈다.





'두루누비'라는 어플은 코리안둘레길에서 상세하게 위치파악을 해주고 있다. 그 안에 '따라 걷기'라는 기능을 통해서 화면에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면서 걸을 수 있는 어플이다.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가 동시에 실시간으로 위치, 화장실, 매점 및 식당이 표시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감사할 따름이었다. 확인해 보니 30분 정도만 걸으면 화장실이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마음을 급하게 먹으면 더 큰일이 날 수 있다. 천천히 배에 손을 대며 걸어갔다. 마침내 화장실에 들어가 복통을 해결할 수 있었다. 곧바로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오직 할 뿐!

해파랑길 1코스의 주요 지점은 부산시 남구 용호동과 해운대를 잇는 해안길이다.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하여 광안리해변과 APEC해변을 지나 해운대 해변까지 이르는 구간이다. 코스마다 관광포인트나 정보가 특색이 있어서 상세하게 더 말을 하고는 싶지만 솔직하게 이렇게 하고 싶다. 그저 '말없이 그냥 시작해 봐라.'라고 말이다. 바닷길과 함께 걷는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만큼 좋았다.


종점 해운대 해변까지 가는 길 중에 찍은 사진


자세하게 많이 아는 것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직접 걷는 직접 해보는 경험은 가치가 꽤 크다. 해파랑길이 인기 있는 이유도 바다가 아름다워서도 있지만 다른 이유들도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는 부처님을 포함해서 스님들이 수천 년 동안 지켜온 수행방법이기도 하다. '오직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오직 할 뿐이다.'


우리가 왜 사는지 잘 모르겠을 때, 깊은 우울감이 느껴질 때,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그냥 내가 하고 있는 것을 계속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간다면 그것에서 큰 의미를 또 찾을 수 있다.


허리, 발바닥, 무릎이 서서히 그리고 심하게 아파올 때쯤, 그리고 '더 이상 못 걷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 종점 해운대 해변에 도착했다. 오늘 하루 총 30,000보 정도 걸었다. 몇만보 걸었다는 것은 대단해보이나 실제로 해보면 몸 전체에 고통이 온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허리도 아팠다. '해파랑길 도전은 했지만 보기보다 힘들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다음 날 아침에 몸은 거의 진이 빠진 채 일어났지만, 나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해파랑길에서 얻은 것은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다음에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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