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페이즈 5 & 6 흐름 정리
시작 전에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마블의 페이즈란, 책의 챕터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2008년 <아이언맨>부터 2019년<스파이더맨: 파프롬 홈>까지 총 23편의 영화들은 마블이 쓴 첫 번째 책인 인피니티 사가로 불리며, 이는 세 챕터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페이즈 1,2,3으로 분류됩니다.
마블이 쓰고 있는 두 번째 책은 바로 "멀티버스 사가"입니다. 역시 세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페이즈 4,5,6으로 분류됩니다. 페이즈 4는 <완다비전>으로 시작해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로 마무리되었으며, 페이즈 5는 올 2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로 시작해 2024년 9월 <블레이드>까지, 페이즈 6는 2024년 11월 <데드풀 3>로 시작해 2026년 5월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로 마무리 됩니다.
앞으로의 MCU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바로 멀티버스 전쟁과 스트릿-레벨 스토리인데요. 멀티버스 전쟁은 예고된 것처럼 정복자 캉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어벤져스의 여정을, 스트릿-레벨은 말 그대로 길거리급, 즉 더 작은 스케일의 지구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뜻합니다. 마블의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팬덤에서 자주 쓰이는 "스트릿-레벨"은 제가 보다 쉬운 설명을 위해 가져온 용어임을 알립니다.
올 2월, 본격적인 멀티버스 전쟁의 포문을 힘차게 열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서는 어벤져스가 맞서게 될 정복자 캉을 본격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벌써 세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페이튼 리드 감독은 이번 영화가 "어벤져스급" 작품이 될 것이라며 호언장담 했는데요. 각본가 제프 러브니스가 다음 어벤져스 영화의 집필도 맡게 되면서 <어벤져스: 캉 다이너스티>와 직결되는 작품이 될 예정입니다. 정복자 캉이 어떤 연유로 양자 세계에 갇혀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게 되었으며, 앤트맨에게 어떤 제안을 해서 탈출하는지, 또 다른 어벤져들과 어떻게 만나게 될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인피니티 사가"에서 스트릿 레벨 히어로의 대표 주자였던 앤트맨이 어느덧 "멀티버스 사가" 의 스타트를 끊는 메인 스트림 히어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캉에게 맞서는 히어로인만큼 이후 작품들에서 어벤져스를 이끄는 리더의 품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멀티버스 전쟁은 2년 뒤인 2025년 2월 16일 <판타스틱 4>, 5월 2일 <어벤져스: 캉 다이너스티>, 그리고 2026년 5월 1일 개봉하는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로 이어지게 됩니다.
벌써 두 번째로 리부트되는 마블 스튜디오의 <판타스틱 4>(이하 판포)는 <완다비전>을 제작한 마크 샤크먼이 감독을 맡았으며 캐스팅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어벤져스: 캉 다이너스티>는 샹-치의 다니엘 데스틴 크레톤이 감독을 확정했으나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의 감독은 아직 미정입니다. 6번째 어벤져스 작품의 각본은 <로키> 시즌1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집필한 마이클 월드론이 작업 중입니다.
2023년과 2024년 작품들은 스트릿-레벨에 좀 더 집중하게 될텐데요.
가장 먼저 만나볼 스트릿 레벨 작품으로는 올 봄에 공개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시크릿 인베이전>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LyFYwuVsAY&feature=youtu.be
닉 퓨리와 새로운 캐릭터 애비게일 브랜드가 등장하는 스파이/정치 스릴러 드라마로, <캡틴 마블>에서처음 소개된 스크럴 종족과의 전쟁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지구에 정착한 스크럴 종족은 다른 히어로들은 물론 주요 정계 인물들로 변장해 전 세계에 큰 혼란을 야기하는데요. 이 여파는 드라마에서 그치지 않고 실버 스크린에서 더 큰 규모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비게일 브랜드는 <완다비전>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쉴드의 상위 조직, 소드(S.W.O.R.D)의 국장이 되는 주요 인물로 시크릿 워즈 원작에서 큰 활약을 하는 요원입니다. 국내에선 <왕좌의 게임> 시리즈와 <미 비포 유>로 잘 알려진 에밀리아 클라크가 연기하게 되는데요.
또 다른 뉴페이스로는 소냐 팔즈워스가 있습니다. 소냐는 하울링 코만도중 한 명인 제임스 팔스워스의 후손이자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수 요원으로, 다수의 오스카 노미네이트, 그리고 수상 경력까지 있는 명배우 올리비아 콜먼이 연기하게 됩니다.
익숙한 얼굴들로는 <캡틴 마블>에 이어 등장하는 명품 배우 벤 벤델슨이 연기하는 탈로스, 마리아 힐, 제임스 로즈 중령, 그리고 친 와칸다 CIA 요원 에버렛 로스가 있습니다. 무거운 극의 분위기 만큼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극의 무게감을 한 층 더 끌어올릴 예정입니다.
또 다른 스트릿 레벨 드라마 작품들은 2023년 여름 공개 예정인 <에코>와 2024년 봄에 공개될 <데어데블: 본 어게인>이 있습니다. <에코>는 <호크아이>에서 비중 있게 나왔던 마야 로페즈의 스핀오프 드라마로 <데어데블: 본 어게인>의 빌드업 드라마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코는 3대 로닌(흑화한 닌자 호크아이)이자 데어데블의 연인으로 유명한 안티 히어로인데요. 현재 프로덕션에 중대한 문제가 생겨 공개가 늦어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데어데블: 본 어게인>의 공개도 자연스럽게 늦어지겠네요.
<데어데블: 본 어게인>은 18부작을 자랑하는 역대 최장 마블 드라마로 올 2월에 촬영에 돌입, 약 11개월 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의 큰 성공으로 찰리 콕스와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그대로 데어데블과 킹 핀을 연기하며, 이미 각각 <쉬-헐크>와 <호크아이> 시리즈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 둘은 단독 시리즈에 앞서 <에코>에 먼저 등장할 예정입니다
빅 스크린에서의 첫 스트릿 레벨 작품은 2024년 5월 25일 개봉 예정인 <캡틴 아메리카: 뉴 월드 오더>입니다. 부제인 "뉴 월드 오더"는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팔콘 & 윈터솔져>의 첫 에피소드의 제목인만큼 드라마의 직접적인 후속작이 될텐데요.
2대 캡틴 샘 윌슨이 본격적으로 활약하게 될 네 번째 캡틴 아메리카 영화는 루소 형제가 제작 두 편의 캡틴 아메리카 영화들, 그리고 <시크릿 인베이전>과 비슷한 스파이/정치 액션 스릴러의 장르를 띌 것으로 예상됩니다. 드라마에 이어 말콤 스펠만이 연이어 각본을 집필해 샤론 카터, 제모 남작을 비롯해 드라마에 나온 대부분의 캐릭터가 영화에서 그대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들려오는 루머에 따르면 메인 스토리로는 <이터널스>에서 잉태하던 도중 사망한(?) 셀레스티얼 티아뭇의 시신에 있는 광물을 차지하기 위한 국가간 다툼을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광물은 무려 울버린의 클로의 원료인 아다만티움으로 X멘 유니버스와의 접점을 이룰 듯 한데요. 메인 빌런으로는 2022년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명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서브 빌런으로는 <인크레더블 헐크>에 등장했던 더 리더와 흑화한 쉴드요원 샤론 카터, 그리고 또 한 명이 남아 있는데요.
바로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에버렛 로스 요원의 전처이자 현직 CIA 국장으로 밝혀진 발렌티나 드 폰테인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나쁜 닉 퓨리라고 보시면 될 이 인물은 <팔콘 & 윈터솔져>에서 존 워커, <블랙 위도우>에서 옐레나 벨로바와 접촉해 어떤 비밀 조직을 꾸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 조직은 바로 다름 아닌 <썬더볼츠>입니다. 마블판 수어사이드 스쿼드라고 보셔도 무방한 썬더볼츠의 활약은 두 달 뒤인 2024년 7월 26일 극장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확정된 멤버로는 <앤트맨과 와스프>에 빌런으로 등장했던 에이바 스타(고스트), <블랙 위도우>에 등장했던 옐레나, 알렉세이(레드 가디언), 안토니아 드레이코프(태스크 마스터), 버키 반즈(윈터솔져), 존 워커(U.S 에이전트), 그리고 사진엔 없는 제모 남작이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향년 71세로 세상을 떠난 윌리엄 허트를 대신해 우리의 한 솔로, 우리의 영원한 닥터 존스 해리슨 포드가 썬더볼트 로스 장군으로 캐스팅 되었다는 점인데요.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조직인 만큼 원작과 동일하게 그가 연기한 레드 헐크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지가 정말 궁금한 대목입니다.
또 두 달 뒤인 9월 6일, 새로운 스트릿 레벨 히어로가 MCU에 데뷔하게 되는데요!. 바로 24년 9월 4일 개봉 예정인 <블레이드>입니다. 아이언맨이 있기 전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나름 인기를 끈 <블레이드> 트릴로지의 리부트 작품으로, 오스카 2회 수상에 빛나는 마허샬라 알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캐스팅,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당초 올해 11월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각본의 전면 수정으로 약 10개월 가량 연기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d47Z8HYf0Y&feature=youtu.be
그리고 또 두 달 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안티 히어로가 스트릿 레벨 유니버스에 합류하게 됩니다! 무려 올타임 레전드 울버린을 데리고 화려한 MCU 신고식을 치르는 <데드풀 3>인데요. 2024년 11월 26일 극장을 강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 열 번째로 울버린을 연기하는 휴 잭맨은 한 인터뷰에서 <로건>이전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하며 한 층 거칠고 더 심술이 잔뜩 나있는 로건의 모습을 예고했는데요. <데드풀 2>에서도 사용된 시간여행, 그리고 멀티버스라는 유용한 장치들을 어떻게 사용할지, 그리고 향후 새로 구축될 X맨 유니버스와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할 점이 상당히 많은 중요한 작품입니다.
스트릿-레벨 그 자체를 상징하는 히어로가 한 명 남아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펙타큘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인데요. 소니 회장 팀 로스먼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네 번째 스파이더맨 작품이 한창 제작중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작품도 MCU 내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피터 파커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후 소규모의 범죄를 소탕하며 새 출발하는 내용이 다뤄질 만큼 데어데블, 데드풀, 퍼니셔 등등 다른 스트릿 레벨 히어로들과의 만남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
유능한 변호사 맷 머독은 일찌감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등장해 피터를 위기에서 한 차례 구해준 바 있습니다. 원작에서 스파이더맨의 주요 빌런이 킹 핀인 만큼, MCU 내에서 이들의 만남은 사실상 확정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에코>와 <데어데블: 본 어게인>과 직결되는 스토리를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엔 어벤져스에 소속되어 범우주적 전투에 참여하기보단 위기의 뉴욕을 지키는 피터의 모습이 예상되네요.
원작에서 베놈, 데드풀, 블레이드와 때론 싸우기도, 때론 팀업을 하여 공동의 적을 물리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모여준 바 있는 스파이더맨. 이처럼 피터 파커의 뿌리는 스트릿-레벨 범죄 소탕에 있습니다. MCU에선 인싸처럼 보라돌이와도 싸워보고 우주출장도 많이 다녔지만, 가장 스파이더맨스러운 모습은 바로 뉴욕의 소시민들 곁에서 싸울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썬더볼츠는 빌런과 안티 히어로들이 모인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은 회색의 팀입니다. 원작의 로스터 역시 그간 많이 바뀌었지만 갠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조합은 위 사진과 같은데요. 2024년에 MCU에 소개되는 레드 헐크, 데어데블, 데드풀, 블레이드, 그리고 일렉트라와 퍼니셔까지 사실상 이미 밥상은 차려진 상태입니다. 멤버를 대거 개편하여 속편을 제작하기 용이한 썬더볼츠이기에 미래에도 여러 가지 재밌는 조합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비슷한 안티 히어로 팀으로는 "미드나잇 썬즈"가 있습니다. 1993년 처음 나온 미드나잇 썬즈는 악령 등 오컬트적인 위협에 맞서는 팀으로 닥터 스트레인지와 모비어스가 창립자였으며 멤버로는 문나이트, 고스트 라이더, 블레이드, 퍼니셔, 맨-띵, 웨이울프 바이 나잇, 아이언 피스트, 웡, 그리고 영화 <뉴 뮤턴츠>에 등장하기도 했었던 매직 등이 있습니다.
최근 게임에 맞추어 나온 2022년 코믹스에는 울버린도 합류한 바 있는데요. 최근 마블 스페셜 프리젠테이션 <웨어울프 바이 나잇>에 엘사 블러드스톤, 웨어울프, 맨-띵이 모두 소개되면서 멤버 대부분이 이미 MCU에 소개된 상황. 따라서 이들이 모이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영 어벤져스는 예전부터 빌드업이 되었던 팀으로 현재 거의 모든 멤버가 MCU에 소개되어있습니다. 헐크링 대신 스카가 합류한다면 원작 속 "영 어벤져스"는 이미 결성된거나 마찬가지인데요. 원작에서 메인 빌런이 정복자 캉인 만큼 영화에서도 이들과 격돌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위 세 팀 모두 멀티버스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은 낮고, 모두 스트릿 레벨 스토리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영화 개봉이 확정된 두 작품과 개봉일이 확정된 두 날짜를 반영하여 직접 만든 로드맵입니다. 아직 공식 발표가 되지 않은 작품들은 로드맵에 포함시키지 않았음을 미리 알립니다. 제가 임의로 제작한 멀티버스 전쟁 작품과 스트릿-레벨 작품을 분류한 로드맵으로, 영화 개봉이 확정된 <아머 워즈>와 스파이더맨 4(가제: 홈리스) 역시 스트릿-레벨로 분류했습니다. 확대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페이즈 5와 페이즈 6는 다중우주 간의 충돌을 그린 멀티버스 전쟁을 다루면서도 그에 못지 않은 규모로 정치공작, 지하세계 소탕 등을 다루는 보다 더 작은 규모의 스트릿-레벨 스토리도 펼쳐질 예정입니다. 세부적으로 이 두 가지 갈래가 서로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 연결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마블이 아직도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이 남았다는 것 만큼은 확실해보입니다.
추가로 공식화되는 작품들이 있다면 수시로 업데이트 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빼꼼무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