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리고, 꽤나 무모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로 걷는 중입니다.
안녕하세요. 부산에서 막 첫 걸음을 뗀 작은 신발 브랜드,
‘칠링세레머니클럽(chillingceremony.club)’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부산 로컬보이 입니다.
오늘은 이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조금은 사소하지만, 우리에겐 꽤 특별한 이야기를 전해보려 합니다.
처음부터 신발을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우리는 각자 IT, 이스포츠, 디자인, 기획 등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정신없이 살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런 우리가 처음 함께 일하게 된 곳은
놀랍게도 ‘수산업’을 다루는 회사였어요.
예상 밖이었지만,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회사를 떠난 후에도 가끔씩 만나
커피를 마시며 삶과 일, 그리고 막연한 꿈을 이야기하곤 했죠.
그러던 어느 날,
한 마디가 우리의 마음속을 흔들었습니다.
“우리, 더이상 외지에서 떠돌지 말고 부산에서 정말 좋아하는 일 한번 해볼까?”
처음 떠올린 건 ‘카페’였어요.
오사카와 도쿄를 여행하며 봤던 감각적인 공간들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했거든요.
특히 도쿄의 블루보틀 × 휴먼메이드 협업 매장을 다녀온 날,
우리 중 한 사람이 문득 말했죠.
“패션 일 접은 지 좀 됐는데,
이상하게 내가 좋아하는 신발만 보면 아직도 눈이 가더라.
언젠가는 한 번쯤,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꽤 오래전부터 있었어.”
그 말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오랫동안 눌러둔 열정이 문을 두드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 꿈의 지도는 조용히 다시 그려졌습니다.
익숙했던 경로는 사라지고,
낯설지만 짜릿한 길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신발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직접 발로 뛰는 것.
그렇게 부산의 신발공장들을 하나하나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공장을 돌며 인사드리고,
짐도 나르고, 음료수를 사들고 다니며 우리의 진심을 보여드렸습니다.
신발 경력 20년, 30년 넘는 장인들 앞에
이제 막 관심을 갖게 된 두 청년이 나타난 셈이니까요.
쉽지는 않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한 사장님께서 말해주셨어요.
“그래, 한번 같이 해보자.”
‘BE FREE’와 ‘DAY ONE’
그렇게 2024년말,
우리는 드디어 첫 신발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BE FREE와 DAY ONE.
오롯이 우리의 손과 발, 마음이 담긴
진짜 첫 걸음이었어요.
브랜드 이름은
‘칠(Chill)하게 일하며, 삶을 세리머니처럼 즐기자’는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우리는 금수저도 아니고,
어디선가 투자를 받은 것도 아닙니다.
그 흔한 인맥이나 배경 없이,
맨땅에서 시작했어요.
지금도 낮에는 회사를 운영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하여
낮에는 공장, 밤에는 대학에서 신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조금이 아니죠. 사실 많이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우리는 30대 중반과 40대 초반.
어쩌면 안정적인 삶을 선택했어야 할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신발이라는 꿈을요.
이 모든 여정을 묵묵히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 이 공간에서
저희의 창업 스토리를 하나씩 나누려 해요.
소소한 실패담도,
조금은 뿌듯한 성공도,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공유할게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두 사람이
이 도시의 과거의 영광과 기억, 그리고 멋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진짜 이야기는 처음으로 시작(始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