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야기
이 글은 내 속을 펼쳐놓을 멍석이 필요해서 쓰기도 했지만,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예술가 도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예술가의 인생은 아름답고 힘든 길을 혼자서 걷는 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리라’고 백 만 번 쯤 다짐했지만, 그림을 그리다가 종종 울컥할 때가 있다. 지나가는 강아지한테라도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을 매번 안으로 삼키고 만다.
산행을 하다가 힘에 겨울 때 동반자의 말은 새로운 기운을 북돋는 힘이 있다. 이 깔딱 고개만 넘으면 곧 평평한 길이 나올 거라며, 조금만 더 가면 샘에서 목을 축일 수 있을 거라며 서로를 다독이고 으쌰으쌰 해주는 응원 말이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하는 동질감의 확인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누군가에게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하며 자신의 독특한 생각을 끌어내는 마중물로 쓰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