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야기
“너는 모범생이야”라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모범생’이라는 수식어는 긍정과 부정의 뉘앙스를 모두 풍긴다. 한 시대와 사회의 시스템에 잘 적응한다는 의미에서 칭찬일 수도 있고, 그 세계관에 갇혔다는 의미에서 비난일 수도 있고 말이다.
화가로 살아가며 모범생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면 목에 작은 생선 가시라도 걸린 듯 불편하다. 흔히 말하는 ‘똘끼’가 필요한 분야라서 그럴 것이다.
나도 원칙대로 사는 걸 잘 하는 내가 어떻게 정 반대에 위치한 듯 보이는 예술 세계의 시민이 됐는지 의아하다.
그동안 두 세계에 어정쩡하게 걸친 듯한 모습이 못마땅하기만 했는데, 이런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법 같은 말을 알게 됐다. “세상에서 나 같은 화가 한 명 쯤 있어도 돼!”
p. s. 신의 정원에 나답게 핀 꽃 한 송이 보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