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전시를 하면 그림 설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가 많다.
나도 한때는 내 그림이기 때문에 그림이 창작되는 모든 과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림 설명을 하면 할수록 마치 또 다른 이야기 짓는 놀이를 하고 있는 듯, 그림과의 괴리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갈수록 내 그림 설명은 짧아진다.
누군가 왜 닭을 그리느냐고, 왜 실을 사용하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한 답은 “나도 모르겠다‘이다.
나도 궁금하다. 내가 왜 이런 소재를 선택하고, 이런 형태를 그리고, 이런 색을 쓰고 있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