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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정은 Aug 10. 2022

화담

그림 이야기

특별한 세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예술가도 그 중 하나이다. 그들은 자신의 체험을 예술적 표현에 담아내는 데에는 능숙하지만, 말로 옮기라고 하면 힘들어한다. 경험을 말에 온전히 담을 수 없기도 하고, 말로 옮기는 훈련을 하지 않아서 이기도 하다.


사과를 직접 맛 본 사람의 이야기와 사과의 맛을 추측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듯이, 체험을 표현하는 말은 고유의 역할이 있다. 

인간은 허공에 무수한 길을 내고 닦으며 의식을 고양시켜왔다. 그리고 앞쪽에 예술가가 있다. 예술가는 길을 만드는 사람이라서 그들의 말은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 난 길의 산행 리본 같은 이정표가 된다.


나의 글쓰기는 개인전 팜플렛의 서문을 작성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평론가에게 맡길 때 드는 비용이 부담스러워서였지만, 그 후 글을 쓰는 것이 중간 중간 작업 과정을 살펴보고 정리하는 데 매우 요긴해서 계속 하고 있다.


직관적으로 툭툭 튀어나오는 단어의 나열이더라도 괜찮다. 어차피 예술가들이 사는 세계는 논리 정연하지 않다. 그냥 적기 시작하면 올이 풀리듯이 글이 풀려 나온다. 


<닭8>   80x65   혼합재료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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