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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장남 해군 입대…삼성 4세 승계 변수 되나

한 민 기자

by 뉴스프리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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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바늘을 잠시 뒤로 되돌려보자.


2020년 5월 6일.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 서초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서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그가 꺼낸 최후의 카드였다. 당시 이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맘 속에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기 두려웠다”고까지 말했다.


그로부터 5년여 시간이 흐른 작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군 장교로 입대한다는 소식이 삼성가(家)에서 흘러 나왔다.


11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호씨는 오는 15일 139기 해군 학사사관후생으로 입영해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11주간 장교 교육 훈련을 받고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한다.


훈련기간과 임관 후 의무복무기간 36개월을 포함한 군 생활 기간은 총 39개월이다. 지호씨의 보직과 복무 부대는 교육훈련 성적, 군 특기별 인력 수요 등을 감안해 임관시 결정된다.


지호씨는 해군 장교로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복수국적자가 일반 사병이 아닌 장교로 복무하려면 외국 시민권을 포기해야 한다.


이 장면에서 지호씨가 왜 미국 국적을 포기하면서까지 군 입대를 결정했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호씨는 이 회장 등 집안 가족들을 일일이 설득했다고 한다. 이 회장도 지호씨의 생각을 대견해하며 지지했다고 한다.


물론 이는 삼성가에서 나온 입장인 것으로 조심스레 추측된다.


재계 일각에선 삼성의 경영 승계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4대 그룹 고위 임원은 “이 회장이 5년 전에 놓은 선언은 구두 약속에 불과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구나 당시 약속은 삼성의 여론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내놓은 '면피용'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지호씨가 군 복무를 제대로 마치게 되면 삼성가 4세 경영에 대한 여론이 호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일반 국민들도 복무 기간이 긴 장교보다 병사 복무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지호씨가 미국 시민권까지 마다한 채 군 복무를 원한 것은 공동체를 위한 모범 사례이자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귀감이 될 만하다는 평이 벌써부터 쏟아지는 모습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지호씨가 군 복무를 마치면 29세의 나이가 돠는데, 경영 수업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로 적절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보다 이른 27세 때인 1991년 12월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하면서 3세 경영의 단초를 다졌다.


시민단체들은 지호씨 군 입대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7월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자, “불법적 경영권 승계를 용인해준 것과 다름 없다”며 “무죄 판결 이후에도 국민 피해 회복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관계자는 “지호씨가 삼성가 4세 경영을 위해 군 입대라는 꼼수를 부렸다는 시각이 분명 있다”며 “진정성이 요구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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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프리존(newsfree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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