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ON

prologue. 오직 한 사람 윤을 위해

by 유미애

사랑하는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 표를 끊어두었던 것이 아무 쓸모가 없어졌다. 코로나로 온 세상이 변했고 함부로 오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혼식은 기약 없이 연기되었다. 결혼식뿐만 아니라 직장도 마찬가지다. 비행기가 제대로 운항이 되지 않으니 항공사에 근무하는 딸은 직장에서도 휴가에 들어간 상태다. 직장과 결혼식이 한꺼번에 엉망이 되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딸을 위해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힘들어할 딸을 위해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다 딸의 성장 과정을 책으로 엮기로 했다. 딸은 어릴 때부터 눈에 띄게 똑똑했다. 내 핏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야무지고 리더십 있고 영리한 아이였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 줄 수 있는 집안에 태어났으면 딸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까?’

딸은 하고 싶은 게 있었고 사업에 실패한 집안에서는 아이의 욕구를 만족할 만큼 채워줄 수가 없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사랑하는 자식이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없을 때 어떤 심정인지 알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말은 하지만 심장은 무너진다. 가끔 딸이 흘러가듯이 그런 말을 할 때도 나는 마음이 아프다. 우리의 능력이 넘칠 때는 딸이 원하는 것을 뭐든지 해주었던 부모였다. 귀하고 귀하게 공주 대접을 받고 자랐던 딸이다. 아빠의 사업실패와 늦둥이 동생 둘이 태어나면서 딸은 아주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때 엄마인 나도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딸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했다.

사랑하는 딸의 결혼선물로 책을 쓰면서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느껴지기도 했다. 미소를 짓기도 했고 소리 내어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고 콧물 눈물 흘리면서 펑펑 울기도 했다. 기쁨을 준 딸에게 감사해서 웃었고 미성숙했던 나의 행동이 죄스러워서 울었다. 또 여린 내가 엄마로서 역할을 하느라 억척스럽게 변한 모습에 펑펑 울기도 했다.


‘딸은 나의 결혼선물을 받고 어떤 느낌이 들까?’

딸은 모든 것을 처음 경험하게 해 주었고 행복을 주었다. 가족과 함께했던 행복한 순간도 많았지만, 성숙하지 못한 엄마여서 딸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이 책이 딸의 마음을 치유해 주기를 희망하며 행복한 순간만 기억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은 세상에 단 한 사람, 딸을 위한 책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딸 자랑을 했다. 딸이 이 책을 읽고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