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첫날밤
두 달에 걸친 여정이 끝났다.
나와 남편은 두 달 동안 떨어져 지내기도 하고, 싸웠다가 화해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결국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이혼이 결정되자마자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제야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터졌다.
“이혼하게 돼서 갈 데가 없어. 나 좀 데리러 와.”
새벽 한 시였다.
“울지 말고 다시 전화해.”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었다. 눈물을 닦고 다시 전화했다.
아버지는 차를 끌고 우리 집 앞에 와 있었다.
차 트렁크에 옷이 가득 든 캐리어를 실었다. 뒷좌석에 앉자마자, 나는 다시 마음을 놓고 마개 빠진 배수구처럼 울었다.
집에 도착하자 어머니가 맨발로 현관에 나와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아버지가 단호하게 어머니를 막았다.
“지금은 잠을 자야 해.”
나는 아무 말 없이 씻고 방으로 들어갔다.
본가에는 내 방이 없어진 지 오래였다. 작은 방에는 탁구대가 놓여 있었다.
나는 탁구대 밑에 토퍼를 깔고 몸을 밀어 넣었다.
아버지는 거실에 누웠다.
마치 새벽을 틈타 엄마와 내가 소근거리지 못하게 감시하는 사람처럼.
결혼 첫날 밤보다도 오래 기억에 남을 이혼 첫날 밤이었다.
가슴 안에 활활 타고 난 재가 남아 바스러지는 기분이었다.
그때 거실에서 커다란 소리가 났다.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였다.
너무 커서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나는 조심히 문을 밀고 어두운 거실로 나갔다. 아버지는 이불을 돌돌 만 채, 흐트러짐 없이 일자로 자고 있었다.
아, 우리 아빠는 내가 이혼해도 잠을 잘 자는구나.
서운함과 안심이 동시에 밀려왔다가, 결국 안심 쪽으로 기울었다.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이혼해도 잘 살겠구나.
그러면 나도 잘 살 수 있겠다.
나는 탁구대 밑에서 몇 달을 더 지냈다.
밥을 양껏 먹었고, 매일 밤 조카와 천을 걸었다. 피부에 빛이 돌고 다리에 근육이 붙었다.
엄마 아빠가 만들어낸 리듬에 몸을 맡겼다.
짐은 컨테이너 박스에 봉인해 두었다. 옷을 제외한 짐은 풀지 않았다.
탁구대를 치워달라고 하지도 않았고, 치워주지도 않았다.
부모님은 이혼을 반대하지도 않았고, 나를 끌어안고 울어주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들 역시 인생의 궤도에서 크게 이탈해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었고, 의존할 수도 없었다.
내가 결정해야 했다.
“나 집 살 거야.”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이미 부동산에 발품을 팔고 있었다.
“네가 집을 왜 사!”
아버지가 빽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알았다. 집을 사는 것이 나의 길이라는 것을.
결혼까지는 부모님이 정해준 길이었다면, 이혼부터는 내가 개척해야 할 길이었다.
나는 앞으로 부모님이 반대하는 쪽을 택하기로 마음먹었다.
“평생 탁구대 밑에서 잘 순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