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찾기 (3)

다정함

by Hi my name is

매년 루키 단편선이라는 단편 웹툰을 보여주는 시리즈가 있다. 나는 출근길에 가볍게 웹툰을 보는 편인데, ‘여음’이라는 작가님의 “안토시아닌”이라는 짧은 웹툰이 피곤에 잠겨있던 나를 생각으로 이끌었다.


사실 내용만 보면 특별할 것도 없고,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열심히는 살아가지만 아직 자신의 가치를, 미음 터놓을 친구를 찾지 못했던 주인공이 어쩌면 자신과 다르지만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한 사람의 조언(?) 영향(?)을 받아 마음을 여는 이야기다.


이 단편웹툰이 내 마음을 울린 건, 아마 나도 같은 고민을 했고, 이 고민을 그림으로 풀어낸 사람이 있어서였을거다.


사실 사람들이 모인 곳은 불편하고, 그 사이에서 항상 사랑만 받을 수도 없다. 왜 누군가는 나를 미워할까-라고 생각하며 자책하다 어느 순간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데 나에게 이유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후로는 사람에게 마음을 닫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패를 나의 모든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 쓸모없는 일이라고 느꼈고, 내 약점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일이라고 믿었다.

누군가 공격적으로 나를 대할까 항상 무장하고 있었고, 때로는 이 무장이 지나쳐 내가 먼저 공격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렇게 마음을 무장하고 살다 보니, 내 안의 다정함이 점점 말라죽어가고 있었다. 누군가를 염려하고 배려하기보단, 내가 먼저 편한 길, 그냥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혹자는 사회에 물드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명확하게 알고 있다. 내 안의 여유를 잃은 것이다. 내가 조금 더 힘들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여유.


내가 너무 부끄러워졌다.

나는 다른 사람의 다정함에 기대 살았고, 내 다정함에도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았는데, 정작 나는 사회가 팍팍하다는 핑계로 점점 날을 세우고 있구나.

그럼 내 다정함은 한순간의 순수함이 가졌던 꽃밭이구나. 나는 사실 다정한 사람이 아니라, 온실 속에 보호받던 사람이구나.


그리고 나와 같은 사회를 살아가지만 여유를 갖고 다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저들이라고 어찌 상처받지 않았을까. 그 상처를 이겨낸 단단한 다정함으로 많은 이들이 또 하루를 웃으며 살고 혹은 작은 다정함에도 구원받는구나.


나도 조금은 상처받기로 했다. 무례는 웃어넘기지 않지만, 유머는 함께 웃을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올 수 있도록, 그리고 나도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오늘은 조금 더 다정할 수 있는 여유를 되찾을 수 있기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아 찾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