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잊은 그대에게
베게에 머리를 대기만 하면 잠을 자던 시절이 있었다.
잠들기 직전에 진한 커피를 마셔도 까짓거 금방 잠들기는 나의 특기였다.
어른들이 새벽같이 일어나 돌아다닐때도 왜 저럴까? 왜 잠들지 못하고 일찍 깨어 있는 걸까?
의문이 있었지만 나이를 먹고서 자연스레 일찍 일어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먼저 찾아 먹는다는 말이 있었어도 나는 예외라고 생각 했었는데
나이는 속일 수 없나보다.
노안이 찾아왔다.
불면의 밤도 찾아왔다.
초저녁 눈꺼풀이 무거워 그걸 못참고 감아버리면 여지없이 새벽 일찍 눈이 떠져
밤을 꼴딱 세우기 일수였다. 그래서 최대한 늦게 잠들고 최대한 아침에 가깝게
일어나 보려는 시도를 하지만 언제나 실패하고 만다.
지금도 잠깐 한시간의 쪽잠을 얼마나 맛나게 잤는지 밤을 세우고 이렇게 새벽같이 일어나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아이들을 키울때는 제대로 된 잠에 목말라 했었고
아이들이 어느정도 큰 이후에는 많이 자고 싶어도 이상하게 허리가 아파 계속자기는 힘들었다.
도대체 15시간 내리 어떻게 잤었는지 기억도 안나고 그런 시절이 있었기는 한 건지 지금에서는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밤낮이 바뀐 신생아를 돌보면서 속 편히 맘편히 늦잠을 자 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아이들을 다 키워 놓으니 내 시간은 많아 졌지만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시간 또한 많아졌다.
할일 없이 빈둥거리다가 깜빡하고 잠이 들어 버리면 그 찰나의 시간에 피곤이 가실 정도의 숙면이
찾아 오는지 참 궁금하다.
이런 찰나의 숙면이 내게 찾아오면 그날은 내가 잠들지 못하는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100세 시대에 딱 허리만큼의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었다.
딱 그만큼의 세월이 남아 있다는 것일수도 있다.
아프지 않고 나머지 반을 살아가면 야 좋겠지만 아프면서 살아있는 기간이 점점 길어진다고 한다.
숙면이 그 만큼 중요해 지기도 했다.
잘먹고 잘자고 아프지말고 즐겁게 노후를 보내고 싶은 맘은 모두의 소원이겠지.
나의 소원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한번도 나의 노후가 비참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기에
어쩌면 금방 다가 올 나의 노후가 기다려 지기도 한다.
잘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