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집에 있으니까 집이 집 같다.

by 미야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셨다.

“엄마가 집에 있으니까 집이 집 같다.”

웃으며 말씀하시는 아빠의 상기된 목소리에 그리움과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엄마가 있는 집.

우리 집에 이제 엄마가 있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집에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안정감과 기쁨을 주고 있었는가? 엄마의 부재는 그 사실을 너무도 선명하게 우리 안에 각인시켰다.


엄마의 방.

그곳은 눈물의 기도를 채우신 곳이다.

새벽에 문득 잠이 깨 방문을 열면 이불 위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울며 기도하시던 엄마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 기도는 20년간 엄마를 핍박하던 무신론자 아빠를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씨앗이 되었고, ‘나는 엄마처럼 저렇게 참고 살지 않을 거야!’라며 비웃던 딸에게 진짜 이기는 삶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다. 힘들고 고달픈 삶의 무게를 주님께 맡기며 언제나 누구에게나 환한 웃음을 건네던 엄마의 삶이 맺어낸 크고 작은 열매들, 아름다운 향기들로 채워진 공간.

엄마의 부엌.

나누는 걸 좋아하는 엄마의 성품 탓에 늘 쉴 새 없이 복작이던 장소. 양면 프라이팬에 바싹 구워낸 생선구이, 꼬막을 삶아 양념해 장국처럼 끓여낸 꼬막 요리, 입맛을 돋우는 새콤한 파래무침, 시원한 북어 콩나물국, 아빠가 제일 애정 하시는 죽순 초무침, 굴이랑 두부를 넣어 끓여낸 담백한 보탕국, 부추전, 쑥전, 배추전, 김치부침개, 이것 말고도 한참은 더 나열할 수 있는 엄마의 음식들은 가족 말고도 동네 이웃들에게, 외로운 노인들에게, 아픈 환우들에게 전해졌다. 엄마 자신을 좀 아끼라고, 늘 남 챙기다가 엄마만 힘들다고, 좀 쉬시라고 잔소리를 하던 내게 “엄마가 좋아서 하는 거야.”라고 미소 지으시던 엄마의 얼굴에서는 빛이 났다.


“내가 맛있는 것도 많이 사다 주고, 잘 챙겨줄게. 당신은 푹 쉬면서 더 건강해져야지.”

아빠의 말에 화사한 웃음을 짓는 엄마.

“네 엄마가 저렇게 웃는 거 보니 진짜 엄마가 돌아온 것 같다.”

아빠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진다.

두 분을 바라보는 내 얼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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