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반지

by 미야

지연과 함께 우정 반지를 맞췄다.
얇고 가느다란 실반지, 레이어드하기에 딱 좋은 심플한 디자인.
나는 손가락 마디가 굵어 반지를 고를 때마다 늘 애를 먹는다. 마디에서는 걸리고, 들어가면 또 헐렁한… 그래서 반지는 늘 나와 친하지 않은 존재였다. 그런데 이번엔 이상하게 끌렸다.

예전에 귀걸이를 하면 얼굴이 30%는 더 예뻐 보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반지도 그런 것 같다. 생기 없던 손이, 반짝이는 작은 링 하나로 훨씬 예뻐 보인다.

그래서 여자들이 주얼리를 좋아하는 걸까. 단순한 장식 이상으로, 자신을 조금 더 빛나게 해주는 무언가가 필요해서.

지연과의 인연은 헝가리에서 시작됐다.
단정하게 정돈된 머리, 깔끔하게 꾸민 모습.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자신뿐 아니라 집도 늘 정갈하게 정리해 놓고, 예고 없는 방문에도 앞치마를 두르고 뚝딱 7첩 반상을 차려내는 사람.
살림에도, 정리에도 담을 쌓고 살던 내게 지연의 그런 모습은 큰 자극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그녀를 보며 참 많이 배웠고, 도전도 받았다.

우리는 삶을 함께 나누고, 함께 기도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보듬어 준 관계.
언제부터인지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이제 지연은 아부다비로, 나는 다시 헝가리로.
예상치 못한 이동으로 몇 년간 얼굴 보긴 힘들겠지만, 물리적 거리가 우정을 가로막진 못한다는 걸 우리는 안다.

손끝을 반짝이게 해주는 이 작은 반지처럼,
서로의 삶을 반짝이게 해주는 그런 존재로 계속 남기를.
우리의 우정이 오래도록 그렇게 빛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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