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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미야
Mar 26. 2022
[확진자 위문품] 초이스는 두 가지입니다.
"집사님! 회가 좋아요? 홍게가 좋아요?"
"뜬금없이
웬 회랑 홍게예요?"
"목사님께서 확진자들 특별 보양식 준비해서 보내드리라고 하셔서요."
"먹을 거 한아름 보내주셨는데, 또요? 안 오셔도 괜찮아요."
"오후에 도착하면 문 앞에 두고 벨 누르고 갈게요. 좀 이따 나와서 가지고 들어가세요."
"감사해요. 이렇게 매번 사랑을 받기만 해도 되나 모르겠어요."
띵동!
벨이 울렸다.
울릴 일 없는 벨소리가 울리니 그 또한 정겹다.
시간차를 두고 문을 열어보니 커다란 통이 놓여있다.
목 아플 때 입에 넣고 녹여 먹으라며 챙겨 보내주신 비타민 C 한 묶음이 뚜껑 위에 올려져 있고, 뚜껑을 열어보니 맛있게 삶아진 커다란 홍게 2마리가 얼굴을 빨갛게 붉히며 사이좋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엄마, 확진된 사람들한테 다 이렇게 챙겨주시는 거예요?"
"응. 확진되어서 격리된 사람들한테 보내주시는 거야."
"우리 교회 정말 대단하네요."
"그렇지? 우리도 받은 사랑 나누며 섬기며 살자."
"네. 목사님이 저번에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용돈도 많이 주셨는데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목사님한테 백배로 갚아야겠어요."
"와우! 백 배! 멋지네.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잘
쓰는 건데 우리 아들 배포 한 번 크다!"
"이왕
갚는 거 열 배보다는 백 배가 좋잖아요. 하하"
아이와 한바탕 웃고 홍게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 깜짝 위문품을
받아 들고 행복해할 성도들을 생각하며 웃고 계실 목사님 얼굴이 떠오르고, 홍게를 삶고 포장하기 위해 애쓰셨을 권사님들이 떠오르고, 차에 한가득 위문품을 싣고 이곳저곳 배달하며 사랑을 전하는 간사님들과 전도사님, 부목사님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사랑은 움직인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섬기는 손길을 통해 흐르고 흐른다.
흐르다 머무르는 마음마다 기쁨의 샘이 솟아나고, 감사의 샘이 솟아난다. 그리고 그 주변은 아름다운 향기로
넘쳐난다.
몸뿐 아니라 마음을 일으키는 보양식을
선물 받은 오늘.
우리 집에 사랑의 향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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