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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y 캐리소



늙은 여자들 사진 속에는

뭉크의 절규가 들어있다


얼굴을 맞댄 복숭아빛 표정까지

사진 속 여자들은

여지없이 뭉그러진다


찍히기 싫어하는

그녀들의 마음까지 담아내지만

뒷모습 언저리에 놓인 고단함은

이곳까지 건너올 수 없다


순간의 쪼임체*에서

새하얗게 살아있는 세월의 얼굴

뭉크의 고독이 그녀들을 찾아와도

절대 뺏기지 않을 추억 하나가 끼워진다


찰나에 박제해

뒤돌아선 날들에 내어주면서

모은 손에 감춘

지난날의 낯선 나


오늘은 웃고 있나

내일은 닫히더라도


지금 이 순간 햇살이다




*쪼임체 : '피사체'의 우리말

* 이 글은 2022년 9월에 쓴 것을 다시 매만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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