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by 캐리소



빨래도 완성입니다

세탁기도 손을 털며 마감을 알리고

읽던 책도 일독을 마쳤습니다

오늘 하루의 마침표는 이것으로 찍어도 좋을 만큼 충만합니다

이젠 빨래를 널고

다른 책으로 건너가는 가뿐한 움직임만

가져가면 됩니다


하지만 목곧이같은 생이

장면을 뒤집어 보입니다

재활의학과 앞에는

재활 중인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병원로비에 굴러다니는 한숨은

주인이 없고 병든 엄마와 다녔던 병원순례가

아픈 기억이 되어 짓누릅니다


돌덩이 걱정과 하릴없는 기다림이

무거워질 때

번호표를 뽑아 주세요


잠시 삼켰던 오 분의 섭섭함이

뱃속 가스가 되어 나를 괴롭힙니다

먹어선 안 되는 것을 먹은

하루의 장면은

장면번호만큼 숨차게 바뀌고


차라리 별을 바라보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받았던 새날의 바구니엔

빨래처럼 하나씩 개켜주는 맛 가득

번호표를 든 하루들이 누워 있습니다


안녕히 주무시고

내일 새로운 날에 만나요






금요일 연재
이전 29화진정한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