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을 앓고 있는 지인은 담백하고 맑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이상하게도 저는 그의 말이 명랑하게 들립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마치 태초에 내게 정해진 짝처럼 딱 맞게 느껴진다고요.
아프기 전에 했던 불평, 불만, 지청구가 연기처럼 새어나가 버리고 그저 곁에서 어떻게 해주지 못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미안했다고요.
미안한 건 사랑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건 그동안 덜그럭거렸던 아귀가 나로 인해서 부드럽게 돌아갈 수도 있는 가능성이니까요.
그녀가 산 정상에 서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녀의 말이 음악처럼 메아리처럼 제게 옵니다.
무슨 상황이든 사태든 이것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태도는 진정한 경험을 입증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진정으로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 집에 도착한 후의 일이라면 저는 산에서 집에서 어떤 마음이어야 할까요?
언젠가 영혼이 제 자리를 찾아갈 때 우리는 많은 것들을 놓아두는 것이 오히려 집어드는 것보다 더 깊이 얻는 방법임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