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차창 밖의 풍경을 무심히 지나가듯
나의 세계를 떠받치고 있던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한 시간들은
오랜 후에
가슴을 찌르는 자각으로 온다.
어떤 시절의 한 순간
누군가의 깊은 배려가 나를 관통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공기처럼 지나갔을 것이다.
잊지 않고 챙겨준 인사
고개 숙인 내 어깨에 가만히 올려준 손
자신의 시간을 기쁘게 내준 마음
진심을 다한 대답
끝까지 사랑한 증거
내가 받은 고귀한 친절을
깨닫게 한 우주의 팁을
잊지 않기 위해
내 허름한 관측소를
다시 한번 점검한다.
비록 다시 잊는다고 해도.
늘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저 멀리 떨어져 있고
잊지 않아야 할 것들은
바람같이 흩어져 버린다.
이렇게 무지해도 되나 싶지만
이것을 발견해 낸 것만으로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랐기에
나를 사랑했던 그.
옳은 방향으로 바라본 그의 믿음에
부응하고 싶어지는 애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