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초 일본어 책을 구매한 진짜 이유

특별히 알려줄께

by 스투키

이전 글에서 나는 ‘뇌가 멈춰버릴 것 같은 두려움 반, 사회적 세뇌에 대한 반항 반’ 이라는 좀 당황스럽고 충동적인 이유로 신년 계획을 ‘일본어 공부’로 세워버리긴 했지만,

그간의 경험치로 봤을 때 내 스스로가 누구보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작심삼일의 아이콘임을 감안했을 때, 바로 책을 구매하지 않은 것은 현명한 처사였다.


일단 가장 기본이라는 일본어 철자에 해당하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내가 외울 의지를 넘어 실제로 외울 수 있는가.

만약 외운다면 그때 가서 책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것들과 씨름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일단 그것들을 외우기에 일주일은 해당 이슈 댓글들을 참고해 봤을 때 남들보다는 다소 긴 시간이었지만 여하튼 외웠다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고르는 데는 한 일본어 유튜버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언어는 감정이다.
감정이 끌리는 책을 구매하라.

그래서 내용은 내가 본다고 알 수도 없고 기초를 다루는 책들이 다 거기서 거기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교보문고에 가서,

표지가 가장 예뻐 보이는 것으로 골랐다.


책을 집어 들고 집에 오자마자 일단 공부 못하는 애들 특징이라 볼 수 있는, 책은 펴보지도 않고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리기부터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예외적 인간이다.

나는 모든 선입견을 부수는 파괴자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다 작성하고 나면 비로 당장 오늘부터…는 시간이 늦었으니 티비좀 보다가 자고,

내일부터…는 저녁 약속이 있고, 모레부터는… 지인 생일 약속이 있고… 글피부터는… 토요일이라 뭔가를 시작하기엔 분위기가 좀 어수선한 것 같고… 주말 지나서 다음 주 월요일부터 조금씩 해야 할 것 같다.

문득, 혹시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당근에 팔지도 모르니 새 책처럼 깨끗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절레절레)하하하. 농담이다.

내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불타오른다.

이래 봬도 이 나이에 <진격의 거인> 파이널 시즌까지 다 섭렵한 진정한 <에렌 예거>의 후예로서 머지않아 니혼진들과 일본어 랩으로 승부하고, 성시경의 일본어에 지적질을 가할 수준 높은 언어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난 지인 중 어느 누구에게도 일본어를 공부해 보겠다고 말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블로그야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곳이고 그들은 내가 일본어를 하든 말든 알빠노 이기에 부담 없이 작성해 본다.


과연 나는 미래에 이 책을 다 떼고 두 번째 책을 구매하게 될까? 아니면,

최상급 중고 판정을 받아 알라딘 중고서적과 당근에 동시에 올려놓게 될까?

그 모든 결과는 올해의 마지막 날에 낱낱이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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