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서 온 편지》

오랫동안 감춰두었던 마음

by 허상

언젠가, 그대도 이 글을 보게 되겠죠.

사실, 그대가 이 편지를 언제 썼을지 저는 대충 짐작이 됩니다.

컴퓨터를 한다고 말하며, 조용히 방에 앉아 슬픈 표정을 짓던 그 순간이었겠죠.


무슨 일인지 어렴풋이 알았지만,

저는 못내 모른 척하고 지나쳤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저 역시 무서웠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그대를 오히려 더 불안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제가 그대에게 기대고 싶었던 만큼,

그대도 저에게 기대고 싶었을 텐데,

그동안 저는 복잡한 마음을 짜증으로만 표현하며 그대를 힘들게 했습니다.


요즘, 그대가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저와의 관계가 지친다고 합니다.

그 말이 너무 슬펐습니다.

강하게 붙잡고, 떠나지 말라고, 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대의 힘든 표정을 보는 순간, 목까지 차올랐던 말들이 다시 안으로 삼켜졌습니다.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대가 물을 때, 저는 확신에 차 대답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대가 어떤 마음으로 저를 바라보는지 알기에,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앞섰습니다.


혹시 내가, 그대를 힘들게 하는 원인일까요.

그대 옆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욕심이 되어 버린 건 아닐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대를 지금 당장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부서질 듯 꼭 껴안고,

“사랑해. 불안해하지 마.”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대가 옆에 없는 지금 이 순간들이 너무 괴롭고, 너무 슬픕니다.

저는 그대와 함께 있고 싶습니다.

그대 하나만 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니… 제발 그만 불안해하세요.

우리 함께 있는 순간들이 반짝일 수 있도록,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불안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시간보다,

서로를 괴롭히는 순간보다,

더 많은 반짝임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혹여 언젠가, 우리가 남보다 먼 존재가 되더라도,

이 순간을 떠올렸을 때

“참 행복했었지” 하고 미소 지을 수 있도록,

눈물 젖은 추억이 아니라 따뜻한 기억으로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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