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불완전함을 껴안는 용기

by 허상

밤이 깊어질수록 마음은 더 예민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상처가 깊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감정도 언젠가는 지나가겠지"라며

스스로를 달래 보지만,

정작 그 순간은 너무도 날카롭고 선명해서

쉽게 무뎌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그것을 성장통이라 부르곤 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주는 위로조차도

어떤 날은 내게 너무 멀게만 느껴집니다.


성장은 늘 고통을 동반합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놓아주고,

또다시 붙잡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없이 상처받고 흔들립니다.


익숙한 것들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데

버린다는 건 언제나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나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나 자신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다 보면

결국 두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듯

허전함만 가득 차오르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은

사실 나를 가장 단단하게 만들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아픈 흔적들 덕분이었죠.


아물지 않는 듯 보이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며 내 안에 새로운 살을 틔웠습니다.


그 흔적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자

고통조차도 언젠가 감사할 수 있는 순간이 오더군요.


성장통은 아픔이 아니라

변화의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넘어지고 무너지는 순간조차도

나라는 존재가 여전히 살아 있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명.


그래서 이제는 조금은 믿어보려 합니다.

오늘의 흔들림이

내일의 단단함으로 이어질 거라는 것을.

오늘의 눈물이

내일의 웃음을 위한 씨앗이 될 거라는 것을.


성장통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한

계속해서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테니까요.

하지만 그 아픔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살아가고

배우고,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모든 성장통을 따뜻하게

꺼내 웃으며 이야기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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