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대를 떠나 보내며

by 허상

이별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다가옵니다.

준비할 틈도 없이, 가슴 한쪽을 무너뜨리듯 찾아와

우리가 당연히 여기던 풍경들을 순식간에 낯설게 만들어버립니다.


어제까지 서로의 눈빛에 머물던 따스함은

오늘은 더 이상 머물 곳을 잃고 흩날립니다.

낯선 공기 속에서 우리는 겨우 숨을 고르며

“괜찮다”는 거짓말로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이별은 잊혀지지 않는 잔상을 남깁니다.


같이 걷던 길, 같이 마시던 커피,

사소한 모든 순간들이 이제는 나를 찌르는 바늘이 됩니다.

행복했던 장면일수록 더 아프게 떠오르고,

지워지길 바라면서도 끝내 놓지 못합니다.


이별은 공허를 남기지만, 동시에 채움이 되기도 합니다.

비워진 자리에 슬픔이 머무르고,

그 슬픔은 우리를 더 깊은 사람으로 자라나게 합니다.

우리가 사랑했다는 증거, 끝내 붙잡지 못했다는 흔적,

그 모든 감정은 결국 나를 이루는 또 하나의 조각이 됩니다.


이별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합니다.

사랑이 남긴 여운이 나를 잠시 흔들어도

나는 다시 걸음을 내딛어야 합니다.


언젠가 이 길의 끝에서

새로운 눈빛을 만나고,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할 수 있기를.

그렇게 우리는, 이별 속에서도

다시 사랑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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