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
거기는 어때?
이제 더는 아프지 않아?
할아버지는 만나셨어?
그냥 이유없이 할매 하고 불러보고싶다.
지난 며칠이 꿈같아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아직 실감도 잘 안나고 그래.
그정도 오래사셨으니 호상이라느니
울지 말라는니 하는데
세상에 그런게 어딨어
헤어짐은 다 슬프고 안타까운거지
더군다나 차가운 병원에서
외롭게 떠나신걸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마지막 가시는 모습
지켜봐드리지 못한것도 안타깝고
자꾸 눈만 감으면 할머니집 대문앞에서
내가 안보일때까지 가만히 서계시던
그 모습이 떠올라
할매는 몰랐겠지만 나도 그길끝에서
혼자 서계신 모습 보고 혼자 많이 울었거든
어쩌면 낳아준 엄마보다
할매와 함께한 기억이 더 많았는데
그래도 좋았던 추억만 많아서 다행이야
늘 하루에 몇시간이고
자식들 위해 기도하시던 모습
할매가 끓여주시던 된장찌개, 호박볶음
그건 어떻게 해도 그맛이 안나더라
그 모진세월 어린손자들까지 떠안고
그래도 할매가 우리를 거둬주고 보듬어준덕에
이만큼이라도 살고 있다 싶어
살면서 힘든 순간마다
할매생각 많이 했어 그 힘으로 살았고
근데 또 내가 좋을땐
할매 생각 많이 못해서 그것도 미안해
나는 밥도 잘먹고 잠도 잘자
꼬맹이랑 종일 씨름하다보면
또 하루가 훌쩍지나가서
슬플틈이 없어
그러다 조용히 혼자 시간이되면
할매생각이 나고 그립고 그래
보고 싶을땐 울어도 되지?
저기 높은데서 이제 더는 아프지 않고
슬프지도 말고 자유롭게 훨훨 계세요
나는 좀 더 재미나게 살다가
좀 이따 만나러 갈게
그때 꽉 안아드릴게
많이 보고싶고
그동안 주신 사랑 너무나 감사해요
많이 사랑하고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