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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호랭이 Jan 27. 2022

별이된 나의 할머니께

할매 ~

거기는 어때?

이제 더는 아프지 않아?

할아버지는 만나셨어?

그냥 이유없이 할매 하고 불러보고싶다.

지난 며칠이 꿈같아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아직 실감도 잘 안나고 그래.

그정도 오래사셨으니 호상이라느니

울지 말라는니 하는데

세상에 그런게 어딨어

헤어짐은 다 슬프고 안타까운거지

더군다나 차가운 병원에서

외롭게 떠나신걸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마지막 가시는 모습

지켜봐드리지 못한것도 안타깝고

자꾸 눈만 감으면 할머니집 대문앞에서

내가 안보일때까지 가만히 서계시던

그 모습이 떠올라

할매는 몰랐겠지만 나도 그길끝에서

혼자 서계신 모습 보고 혼자 많이 울었거든

어쩌면 낳아준 엄마보다

할매와 함께한 기억이 더 많았는데

그래도 좋았던 추억만 많아서 다행이야

늘 하루에 몇시간이고

자식들 위해 기도하시던 모습

할매가 끓여주시던 된장찌개, 호박볶음

그건 어떻게 해도 그맛이 안나더라

그 모진세월 어린손자들까지 떠안고

그래도 할매가 우리를 거둬주고 보듬어준덕에

이만큼이라도 살고 있다 싶어

살면서 힘든 순간마다

할매생각 많이 했어 그 힘으로 살았고

근데 또 내가 좋을땐

할매 생각 많이 못해서 그것도 미안해

나는 밥도 잘먹고 잠도 잘자

꼬맹이랑 종일 씨름하다보면

또 하루가 훌쩍지나가서

슬플틈이 없어

그러다 조용히 혼자 시간이되면

할매생각이 나고 그립고 그래

보고 싶을땐 울어도 되지?

저기 높은데서 이제 더는 아프지 않고

슬프지도 말고 자유롭게 훨훨 계세요

나는 좀 더 재미나게 살다가

좀 이따 만나러 갈게

그때 꽉 안아드릴게

많이 보고싶고

그동안 주신 사랑 너무나 감사해요

많이 사랑하고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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