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1,2,3초...
그는 눈을 감고 짧게 기도를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정말 그렇게 들은 건지,
듣고 싶었던 건지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부디 다 잘 되게 해 주세요."라고
그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굳이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될
사이 정도라 생각했다.
그 순간에 그가 해준 짧은 기도가
막연히 정말 다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 역시 어쩌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걸
그 순간 조금은 예감했다.
마음은 아프지만,
여전히 시간은 흘러가고,
나는 또 지금의 삶을 살아야만 한다.
문득 답답하고 힘들어질 때,
그때 그 기도를 생각해 본다.
나는 비록 종교는 없지만,
누군가를 위해 나의 진심이 가득 담은 기도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그 짧은 순간에 받았던 위로가 더욱 힘이 되는 귀한 경험을 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