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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호랭이 Mar 07. 2022

그러게 입조심하랬지.

어쩐지 오늘 운수가 좋더라니만.

아주 가끔 그런 날이 있다.

내가 주방에만 서면 쪼르르 달려와 놀자고 하는 아이가, 

엄마가 뭘 하건 말건 혼자 책을 보고, 장난감 하고도 놀다가

밥 먹자고 하면 두말없이 쪼르르 달려와 한 그릇 뚝딱 비워내는 날.

무슨 일이든 척척 잘 도와주는 날.


육아의 순한 맛을 보여주는 그런 날이 있다.


그런 날일 수록 입조심을 해야 한다.


"오늘 우리 아들 너무 순한데?" 이 말을 내뱉는 순간.

엄마 아빠가 방심한 거란 걸 알려주기라도 하듯

기어코 매운맛을 한 번은 보여주고야 마는 녀석


아이가 잠이 든 밤 

멘털이 바닥까지 탈탈 털리고 침대에 벌러덩 누워

그 말을 먼저 꺼낸 사람은 여지없이 혼이 난다.


"그러게 입조심하랬지."


어쩐지 오늘 운수가 좋더라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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