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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호랭이 Sep 23. 2022

영어 낭독을 해본 적 있나요

영어를 향한 미움과 사랑 그 어딘가에서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만 먹고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2년째 함께 하고 있는 엄마들의 성장 모임인 "미라클 미타임"에서 소모임이 생겼다.


영어 낭독을 시작하며 영어 공부가 단순 취미를 넘어선 오티움이 되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모임 리더의 이야기가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방법도 어려운 것 같지 않았다.

매일 일정 분량의 영어 지문을 읽고 녹음이나 녹화해서 인증하면 된다고 한다. 이 정도의 노력으로 영어 공부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 냉큼 신청을 했다.


그렇게 3개월을 쉬지 않고 매일 낭독만 했다.

낭. 독. 만


그러다 보니 내가 제대로 하는 것인지, 내 실력은 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나는 공부하는 척만 하고 있었을 뿐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않고 있었다.


1. 원어민의 음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원어민의 음원을 충분히 듣고 강세, 청킹, 속도, 발음 등을 충분히 듣고 흉내라도 내봐야 했는데 나는 기분 내키는 대로 어디에서 쉬었다가, 어디에서는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가 기준도 없이 읽어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말로 치면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뭐 이런 느낌?이랄까...


2. 잘 모르고, 어려운 발음은 대충대충

 지문을 읽다 보면 생소한 단어들, 본 적은 있지만 제대로 소리 내어 읽어본 적 없는 단어들을 만난다. 사전도 찾아보고 음원도 들어보긴 했지만 애매하고 어려울 땐 대충 한두 번 읽고 쓱 넘어갔다. 발음도 강세도 일일이 따지기 귀찮기도 했고, 시간도 너무 많이 걸렸다. 어차피 단어인데 문장 속에서 티가나면 얼마나 티가 나겠나 싶었지만, 이는 완벽하게 틀린 생각이었다. 기초공사도 없이 그럴듯한 결과물만을 원해서 날림으로 층을 쌓아 올리고 있었다.

 차라리 천천히 읽더라도 기초인 단어부터 잘 읽는 연습을 해야 문장에서도 매끄럽고 자연스러움이 나오는데 나는 그것을 하지 않고 있었다.


3. 녹음하면 끝

 녹음하고 인증하고 나면 내 파일을 다신 안 들어 봤다. 우선 녹음된 내 목소리를 다시 듣는다는 것이 견딜 수 없이 어색하고 불편했다. 나의 적나라한 실력을 다시 들추는 것만 같아서 외면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녹음을 하는 이유는 그냥 인증을 위해서가 아니라 두고두고 다시 들으면서 내가 어느 부분에서 어색하고, 어려워하는지를 알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내 목소리를 다시 듣는 어색함을 견뎌야 하지만 말이다. 또한 다시 들으면서 녹음할 때 익혔던 문장들을 조금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개월 동안 매일 낭독을 했다는 성공의 기쁨도 잠시, 내 엉터리 공부의 현실을 마주하고서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진다.


에이 역시 안되네 그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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